미국에서도 한국의 인기드라마 'SKY캐슬'과 같은 초대형 입시 비리가 터져 그 여진과 충격파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미국판 SKY캐슬로 보이는 이번 입시 비리에서는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거액의 뇌물을 주고받은 50명이 적발됐는데 유명 연예인들도 포함돼 있다. 연루 대학들은 입시비리 관련자들을 즉각 해고하고 해당학생들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한국의 수능과 같은 SAT(Scholastic Aptitude Test), ACT(American College Test)까지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보도에 일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대학 입시 비리 혐의로 학부모와 브로커, 대학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등 50여명을 적발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판 SKY캐슬로 불리는 대형 입시비리의 핵심인물인 윌리엄 싱어의 모습. 사진 CBS캡쳐


게다가 미국의 이 같은 초대형 대입 비리는 돈이면 무엇이든 되는 미국 시스템으로 만연돼 있어 언제든지 곪아 터질 것이라는 적색경보까지 켜져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같이 거부인 아버지가 250만달러를 기부한 직후 하버드 입학허가를 받았던 게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돈이면 아이비리그도 들어갈 수 있다. 그보다 덜 거부인 부유층들이 합법적으로 과외선생들을 대거 고용하고 점수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다가 마지막 순간 불법으로 뇌물까지 건넸다가 이번에 초대형 입시비리로 터진 것이다.

합법적인 방법만 쓰는 경우에도 한인들을 포함한 다수의 미국인들이 현재 SKY캐슬보다는 덜하지만 학교성적, SAT 점수 올리기와 에세이 쓰기를 위해 분야별로 과외비를 많이 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돈이면 아이비리그에도 들어갈 수 있고 명문대학에 들어가면 평생 명성을 누릴 뿐만 아니라 연봉에서도 50%나 더 버는 금전만능, 황금만능 시스템이기 때문에 SKY캐슬과 같은 초대형 입시비리가 만연돼 있다.

이번에 입건된 학부모 중에는 ABC 방송의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로플린(왼쪽)이 포함됐다.


◆충격적인 초대형 입시비리 = 연방 법무부는 자녀를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등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거액의 뇌물을 주고받은 대학 입시 비리 혐의로 학부모와 브로커, 대학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등 50여명을 적발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연방 법무부는 뇌물을 건넨 학부모 33명과 이를 받은 스포츠팀 코치 9명 등 46명을 체포해 불법 대입 및 뇌물 공여, 돈세탁, 탈세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초대형 대학입시 비리 사건이 터진 대학들은 아이비리그인 예일대와 서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스탠퍼드대학, 워싱턴 지역의 명문 조지타운대학도 들어 있고 남가주대학, UCLA, 웨이크포리스트대, 텍사스대 등 명문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수사를 지휘한 보스턴 연방 검찰청에 따르면 체포된 46명 중에는 학부모만 33명에 달하며, 예일대 축구 헤드코치, 스탠퍼드대 요트부 헤드코치 등 유명 대학 스포츠 코치와 사립학교 카운슬러 및 관계자 13명, 대입시험인 SAT와 ACT 시험 감독관 2명도 들어있다. 특히 이번에 입건된 학부모 중에는 ABC 방송의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로플린이 포함됐다.

이들은 거액의 뇌물을 주고 대리 시험 방식으로 대입시험 점수를 조작하거나 실제 선수가 아닌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둔갑시켜 대학에 입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검찰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최소 20만달러에서 많게는 650만달러의 뇌물을 건넸으며 전체 뇌물 규모는 2500만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연방당국은 FBI(연방수사국)와 IRS(국세청) 요원 300명으로 특별 수사팀을 꾸려 무려 10년까지 집중 추적해 초대형 대학 입시 비리 사건을 적발해 냈다.

대학입시 비리 사건이 터진 대학들은 아이비리그인 예일대와 서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스탠퍼드대학, 워싱턴 지역의 명문 조지타운대학도 들어 있고 남가주대학, UCLA, 웨이크포리스트대, 텍사스대 등 명문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초대형 입시비리 연루 대학들 '초비상' = 초대형 입시 비리에 연루된 명문 대학들이 후속조치와 대책 마련에 초비상을 걸고 있다. 조지 타운대를 비롯한 연루 대학들은 입시 비리에 연루된 자들을 해고하고 해당 학생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워싱턴 지역의 아이비리그급 명문대학인 조지타운대를 비롯한 초대형 입시 비리에 연루된 명문대학들이 앞 다퉈 대책을 발표하며 파문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명스타를 포함해 50명이나 기소된 이번 초대형 입시 비리에서 이름이 거론된 대학들은 비리 관련자를 해고하는 것은 물론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기록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와 AP 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조지타운대는 체육 특기생들의 운동 관련 자격증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스포츠 프로그램에 대한 정기적인 회계 감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남가주대학은 이번 입시 비리에 연루된 지원자 6명의 입학을 거부하고 의혹이 제기된 재학생과 졸업생의 입학 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USC의 완다 오스틴 임시 총장은 입시 비리와 관련한 기부금이 최소 130만달러라며 이는 혜택을 받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대는 18년간 테니스 코치로 활동한 미셸 센터가 이번 비리에 연루되자 해고했다. 센터 코치는 학생 한 명을 대학에 테니스 선수로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약 10만달러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학생은 입학 후 단 한 번도 테니스를 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도 학생 두 명을 추천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조정 코치 존 밴드모어를 해고했다. 이번 입시 비리에서 SAT·ACT의 대리 응시 사실도 드러나자 SAT를 주관하고 있는 칼리지 보드(College Board)는 "SAT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은 그들의 소득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부지역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는 ACT를 관할하는 주관사측 역시 법적 조치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연루 대학들과 관계 기관의 이 같은 대책에도 그간 성실히 대입을 준비해온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부 계층의 불법 행위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초대형 대입비리 '돈 때문에 만연' = 미국판 SKY캐슬로 불린 초대형 대입비리는 돈이면 명문대에도 입학하고 명문대를 졸업하면 50%나 많은 연봉을 받는 황금만능 때문에 널리 확산돼왔다. 수백만달러를 기부 하면 자녀들을 아이비리그에도 입학시킬 수 있고 일반 서민들도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야 하며 예일대와 조지타운대 등 이번 대입비리에 연루된 명문대학원을 나오면 50%나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미 전역을 충격 속에 몰아넣은 미국판 SKY캐슬, 초대형 대입 비리사건은 곪아서 터질게 터진 것일 뿐 이미 너무 만연돼 있다는 경종이 울리고 있다. 미국내 명문대학들이 초대형 입시 비리에 연루된 이유는 결국 모든 게 돈이면 되고, 거액을 들인 만큼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미국의 금전만능 때문인 것으로 CBS 뉴스는 보도했다.

첫째, 명문대 입시에서는 거부인 부모들을 둔 자녀들에게 기부금을 받고 입학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최고 명문 하바드대학은 한해 4만3000명이 지원해 고작 5%만 입학허가를 받고 있어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버지가 250만달러를 기부 하겠다고 약속한 직후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명문대학 학부 입학은 물론 의과 대학원과 로스쿨, 경영대학원(MBA)에서는 적어도 입학정원은 절반은 학교에 수백만달러씩 기부금을 낸 부유층 가정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보다 덜 부자인 중산층 이상의 미국 부모들은 이번 입시비리에서 드러났듯이 상당한 사교육비를 투입 하고 있다.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테스트 튜터와 라이팅 카운슬러를 구하고 한국의 수능과 같은 SAT나 ACT의 점수를 계속 올리려고 전문가를 찾고 있으며 대입지원시에 써야 하는 에세이를 가르치거나 심지어 대신 써주는 전문가까지 고용하고 있다.

한국의 인기 드라마 SKY캐슬에서 나온 입시 코디를 분야 별로 여러명 고용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합법이고 그다음이 불법적인 행동인데 이번 초대형 입시 비리에서 드러난 것 같이 일부 부모들이 브로커와 스포츠팀 코치, 시험 카운슬러, 입시 행정직원 등에게 뇌물을 주고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다. 명문대학에 입학만 하면 평생동안 명성을 누릴 뿐만 아니라 일반 대학들 보다 50%나 많은 연봉을 받고 있어 들인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입시비리에 연루된 아이비리그 명문 예일대학원을 졸업하면 평균 연봉이 13만5400달러로 1600개 대학원 평균 연봉 8만8000달러 보다 50%나 더 받고 있다. 조지타운대 대학원 졸업자들도 평균 연봉이 12만8300달러나 되고 남가주대학원 졸업자들은 12만6000달러로 나타났다.

돈이면 무엇이든 되고, 들인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미국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수술되지 않는 한 미국판 SKY캐슬과 같은 초대형 대입비리 사건은 언제든지 터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