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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군산 노동-기업-대학, 한국지엠 빈자리 살리기 머리 맞댄다

"자동차 '인증부품 집적화 단지' 조성하면 4000명 일자리 창출 효과"

국내시장 10% 점유시 연 5천억 매출 …"보여주기식 쇼 아닌 실행을"

등록 : 2019-04-15 11:33:22

한국지엠(GM)자동차 군산공장 폐쇄 발표 1년이 지났다. 강제 해고나 명퇴를 당한 노동자들은 군산을 떠났다. 2년 전 현대중공업도 군산조선소를 폐쇄하면서 군산은 고용위기와 경제 파탄위기 지역으로 내몰렸다. 납품공장과 협력업체 근로자 1만4000명이 생계위기에 내몰렸다. 인구감소와 실업률 증가는 비례했다. 노동시장의 불안정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흔들어놓으며 교육계로 이어졌다.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며 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최근 지역 대학과 중소기업, 노동계가 자구책 마련에 나선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그냥 돈 달라는 게 아닙니다. 기업과 노동자들이 스스로 먹고살 터전을 마련하겠다는데 왜 정부는 들으려하지 않는지 속이 터집니다” “내년 총선에서 군산시민들이 무조건 여당만 찍어주는 바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11일 군산 노동계 대표와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인들이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문재인정부에 대해 희망과 기대가 점점 식어간다고 말했다. 이날 군산 노동계 대표를 비롯한 대학관계자, 기업(자동차 부품생산기업)인들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을 모색했다. 고진곤 한국노총 군산시지부 의장은 “군산시를 경제재난지역으로 설정한 후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조치는 매우 허술했다. 대통령의 생각만큼 부처의 움직임은 짜임새 있게 돌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군산 기업-노동계 -대학 관계자들이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에 모여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놓고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전호성 기자

 


우선, 지엠(GM)에 부품을 납품했던 회사들은 공장 정상화 방안을 놓고 의견을 모았다. 지엠에 부품을 납품했던 중소기업은 총 20여개. 이중 11개 회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작은 규모지만 부품을 생산, 국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지엠이 문 닫기 전에 예약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거나 현대와 기아 자동차 등 국내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아직 미약하지만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이렇게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 진짜 이유는 정부(국토부)가 추진 중이 ‘인증부품’ 활성화제도 때문이다. 정부(국토부)와 중소기업들이 자동차 인증품 개발에 관심을 두는 것은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 활성화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2월 ‘산타페TM 휀더, 국산차 1호 자동차 인증품 출시’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인증부품 활성화로 소비자 차량 수리비와 보험료를 대폭 줄이고, 국내 부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자동체 대체부품(인증품)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시장을 99% 점유한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에는 자동차 인증품 관련 회사가 3000여개가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휴설비 로봇을 설명하고 있는 이종선 창원금속공업 대표 사진 전호성 기자


◆ 정부 ‘인증부품’시장규모, 갈수록 커져 = 11일 이른 아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창원금속공업(주)은 부품유통회사가 주문한 현대자동차 부품인 휀다를 싣고 군산산업도로를 달렸다. 주문수량과 제품을 인터넷과 동영상으로 확인하고 OK 사인을 보냈다. 창원금속은 그동안 지엠(GM)대우에 부품을 납품해온 1차 벤더기업이다. 최대 160명까지 직원을 두고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하지만, 지엠과 관계가 끊기고 45명이 겨우 공장을 지키고 있다. 1995년 설립한 창원금속은 수출 3천만불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종선 창원금속 대표는 “정부가 인증하는 자동차 부품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며 “정부가 초기지원에 나서준다면 국내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시장을 공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를 끌어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기존 공장 설비라인이 그대로 살아있고, 공정기술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한국지엠 군산 공장 폐쇄를 발표하자 지역 시민단체와 노동자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노총 군산지부 제공


자동차 인증제품 소비가 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도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증품이 국내시장 10%를 점유할 경우 매출 규모는 년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국내 시장점유율을 최대 30%까지 보고 있다. 4000명이 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군산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지엠 대우에 납품을 했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다시 뭉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곳에 모여 생산라인을 가동할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용과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정부에 ‘인증부품회사 공단집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 부품 인증제’ 시행 후 다양한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주장이다. 한때 인증기업들이 군산으로 몰리면서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면서 희망이 보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잇달아 군산을 찾았다.

지난해 9월17일 군산공단을 찾은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군산 중소기업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며 군산 소재 GM협력사들을 위로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9월 19일 군산공단을 방문한 경제부총리도 간담회를 열고 군산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대체·보완 산업의 새로운 분야 소재 발굴과 기업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도 인증부품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과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 부처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의 군산 방문과 대책회의는 ‘보여주기 식 쇼’로 끝났다는 게 중소기업과 노동계의 시각이다. ‘청와대 보고서’를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노동과 고용문제 해결 촉구하는 노동계


관련 부처들의 입장은 제각각 달랐다. 지역 기업인들과 노동계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각각 다른 부처규정과 담당자의 케케묵은 유권해석에 가로막혀 2년 넘게 군산공단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며 정부부처를 질타했다. 특히 중소기업벤처부 담장은 더욱 높아졌고, 새로운 분야와 기술이 아니라며 기업인들의 요구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 기술개발과 지속가능한 생산라인 구축이 핵심 =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학의 역할도 제기됐다. “지속가능한 산업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대학의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지엠(GM)이 철수 했다고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야 한다” 김형주 군산대학 교수가 새만금 개발을 비롯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새만금에 연구와 산업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연구단지가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융합정책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새만금 부지에 자동차부품(인증품)을 입주시켜 기존 공단시설과 연계하는 방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을 재정비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바뀌면 그간의 성과나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링거를 꽂아주는 정책을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며 “교육부와 지자체, 산업관련 부처가 신속정확한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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