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르크메니스탄 협력

자원이 풍부한 대륙국과 정상외교는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현지의 천연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자본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경제활력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창구가 된다. 신남방·신북방정책을 대외 경제정책의 축으로 세운 문재인정부 또한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이다.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의 궁극적 목표 또한 여기에 맞춰져 있다. 에너지·물류 등 지리적 여건에 한국의 문화·의료·ICT 등을 버무린 경제협력 강화가 주 목적이다.

문 대통령과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공동의 이익' 확인한 에너지 협력 = 중앙아시아 3국 순방 초점이 여기에 맞춰져 있다. 문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투르크메니스탄(투르크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수교 이후 양국은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비롯한 다양한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우리는 아직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18일 투르크멘의 수도 이시가바트 북서쪽 500km 떨어진 투르크멘바시의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방문한다.

투르크멘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 19.5조㎥) 등 에너지 부문이 GDP의 50%,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자원에 비해 인프라 시설이 부족해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다. 러시아 국영석유공사인 가즈프롬과 가스 수출가격 갈등을 빚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부터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중국 신장성을 연결하는 가스라인을 통해 중국에 가스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교역의 81%를 중국에 의존하는 무역편향으로 이어져 내부적으로 천연가스 수출선 다변화에 대한 욕구가 높은 상황이다.

◆신북방경제 핵심 파트너 국가 = 한국정부와 기업이 가스와 원유 등의 정제나 생산물 판매의 협력 파트너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유이다. 대륙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가스라인을 통해 자원의 직접적 활용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번 문 대통령의 키얀리 플랜트 현장방문을 계기로 천연가스·원유 등을 활용하는 플랜트 시설과 더불어 생산물 판매사업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르크멘이 석유화학 산업 고부가가치화와 산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167억달러에 달하는 플랜트 사업에서도 한국기업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만의 일방적 기대는 아니다. 한국정부가 경제활력의 새 동력을 찾기 위한 수순이라면 투르크멘은 자국 산업기술의 고도화의 파트너를 염두에 두고 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한국의 기업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기존 에너지 분야 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과 교통, 물 분야에서도 많은 협력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시가바트(투르크멘)=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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