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한국형 보건의료시스템 구축 지원

2012년 전자정부 정책 이은 공직 수출 2호

4월 18일 우즈베키스탄(UZ)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했다. 한국과 원격협진을 시연하기 위한 자리에 UZ 정부 인사들 사이에 한국인이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이 "양국이 다양한 보건의료 협력을 함께 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UZ 보건부 차관에 한국의 전직 보건전문 관료가 임명됐다"고 소개한 주인공이다. 이동욱 UZ 사회담당 부총리 자문관 겸 차관이다.(사진 참조)

우즈베키스탄, 한국형 보건의료시스템 도입 희망│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인하대(IUT)에서 원격협진 시연을 보고 있다. 한국형 보건의료시스템 도입을 원하는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한국 복지부 출신 전문관료 파견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올 3월 복지부에서 보건정책을 다뤄온 이동욱 차관(오른쪽 위)을 보건부 차관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행정고시(32회)를 거쳐 한국정부 복지부에서 보험급여과장·건강보험정책국장·보건의료정책국장 등 보건의료 분야 요직과 대변인 등을 거친 뒤 인구정책실장 지냈다. 잘 나가던 대한민국 고위관료가 생면부지의 중앙아시아 평원으로 이사한 이유는 뭘까.

보건의료시스템을 한국 모델로 바꾸고 싶어라 하는 미르지요예프 UZ 대통령의 끈질긴 구애에서 시작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한국을 국빈방한 해 문 대통령에게 보건분야 자문관 파견을 요청했다. 건강보험제도 등 한국형 보건의료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다.

이동욱 차관은 "한국의 전문가를 보내서 그 나라의 제도개혁 발전을 추동하자는 이야기가 4~5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UZ 대통령이 '보건의료분야 한국전문가를 보내주면 우즈벡 보건의료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파견을 요청한 것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르지예프 대통령은 2017년한국을 국비방한한 이후부터 근 2년여간 한국정부에 자문관 파견을 요구했다고 한다.

한국의 복지부는 건강보험 보건의료정책을 오랫동안 다뤄온 이 차관을 적임자로 추천했고, 올해 3월에 부임했다. 이 차관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과 협력해 국립아동병원설립, 보건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면서 UZ 정부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차관의 임기는 3년으로 급여와 체재비용을 포함한 일체의 비용은 UZ 정부에서 지원한다. 이 차관은 보건의료 분야 양국 정부의 협력과 더불어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 등 미래분야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 대통령도 이번 방문에서 "협력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 의료 분야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부의 UZ 정부에 대한 공무원 수출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2년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 1차관이 UZ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임명됐다. UZ 정부가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 도입을 강력하게 희망했기 때문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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