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석 경상대 교수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으로의 에너지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에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7∼8% 수준에서 2040년 30∼35%로 대폭 늘린다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이는”기후변화에 대처하면서 국민의 안전한 삶의 보장 및 복지향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와 직결되어 현대 인류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에너지원이 진화론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신재생 에너지원의 단점은 에너지자원의 공급이 매우 불확실하고 그 자원 공급원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어가 가능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원의 자원공급 예측은 여전히 현재 인간의 기술로는 어렵다.

수력과 양수 발전이 유연성 높일 수 있는 중요 자원

이에 대한 1차적인 해결책은 전원을 통한 유연성 제공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유연하고 다양성을 갖는 전원믹스(Generation Mix)를 통하여 전력계통이 보다 유연성을 갖도록 지혜롭게 전원계획 단계부터 수행하여 온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 가장 많은 전력계통에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는 전원으로는 일반식 수력발전이나 양수발전원을 증대하는 것이다. 수력 및 양수발전은 화력 발전기보다 기동성이 우수하고 잉여전력을 저장할 수 있으므로 전력계통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배터리 저장장치(BESS)도 유연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전원이지만 여전히 경제성에서 다소 뒤지고 있으며 대용량으로 확보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양수발전원 2GW가 신규건설로 들어간 것은 우리나라의 3020정책 실현화에 발맞추어 매우 시기 적절하다.

당초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에 최초로 청평 양수발전원이 건설되고, 1970년대 후반기에 1년 내내 거의 일정 출력으로 운전하는 원자력발전원이 계통에 다량 투입되었다. 이에 따라 심야시에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 발생하는 심야잉여전력을 이용하여 상부저수지에 물을 저장하였다가 피크시에 연료비가 비싼 화력발전기 대신 양수발전을 함으로써 경제성도 꾀하고 전력수급 밸런스를 맞추게 됐다.

양수발전원은 주파수의 안정화 그리고 비상대기용 발전원 등으로 전력계통에 유연성 및 안정화를 가져다 주는 대표적인 발전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 7개의 양수발전소가 운전 중에 있으며 이들은 그동안 묵묵히 우리나라 계통 안정화에 많은 공헌을 했다.

물론 한 때 국내에서는 일시적으로 심야부하가 증가되면서 양수발전원의 설비이용률이 저하되어 경제성에서 가치가 과연 더 이상 존재하는가 등에 대한 오해가 발생하고, 건설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문제 등이 논란이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건설 후의 양수발전소와 상하부저수지 주변의 환경 친화적 조성과 설비이용률 향상, 비상대기용 발전원 임무 등으로 오해를 불식시키고 있다.

변동성 심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잠재울 수 있는 임무

이제 과거에는 원자력의 비유연성을 잠재우는 임무가 양수발전원에 주어졌다면 앞으로는 매우 간헐적이고 변동성이 심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잠재울 수 있는 임무가 양수발전에 새롭게 주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발전원의 발전량 비중을 20%로 한다는 3020을 넘어 이번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발표한 2040년까지 30∼35%로 대폭 늘린다는 4030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계통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양수발전원이 제격이다.

물론 차세대 가변형 양수발전기에 대한 중공업의 기술개발 및 에너지전환에 따른 경제 활성화도 기대한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 4030 목표는 성공할 것이며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면서 신 에너지시대로 자연스럽게 무리없이 진입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