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

기후변화가 심해짐에 따라 사계절에 위험기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봄철의 가뭄과 강풍 황사, 여름의 호우와 폭염, 가을에는 태풍, 겨울에는 대설과 한파에 이르기까지 계절별 위험기상이 특화되고 있으며 점점 대형화되고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화와 다양한 재해는 신속한 국가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점차 강도가 커지고 있는 위험기상에 맞서기 위해 지상에서 해양, 고층까지의 3차원적인 대기상태를 지상기상관측장비, 해양기상부이(해양기상 관측 장비), 기상레이더, 위성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과학기술에서는 매우 좁은 지역에서 변화가 매우 크게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낙뢰 우박 강풍 용오름 등의 위험기상을 관측하고 예보하는데 기술상의 어려움이 있다. 또한 산업시설의 대형화와 도심지 확대로 대형 화재, 산사태, 화학사고 등 재난 발생 시 위험성과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긴급한 대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시간·장소 제약 없이 기상정보 제공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과 같이 현장에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기 위해 기상청도 현장으로 출동해 필요한 기상 정보를 자연재해 담당자인 지방자치단체, 소방과 산림 등의 재해 관련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등에 수요자에게 직접 제공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장 기상의 관측자료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경에 따라 기상 관측망 한계를 극복하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365일 현장 속에서 수요자가 필요한 기상정보를 수요자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기상청에서는 ‘모바일(이동) 기상관측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기상관측차량은 이동하면서 관측할 수 있는 최첨단 기상관측장비를 갖추고 있는 차량이다. 지상에서부터 상층까지 기온 바람 습도 기압 등을 관측하고 현장에서는 전광판을 통하여 기상실황을 제공한다. 특히 호우나 대설 발생 시 이동 관측을 통하여 강수량, 진행경로 등에 대한 정확한 관측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전국에서 수집된 관측 자료가 무선단말기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기상청 예보관에게 전달되어 예보와 특보에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 기상관측차량을 통해 생산된 관측 자료는 기상업무, 재난 대응, 국가 중요행사 지원, 연구자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8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경기 운영에 필요한 기상 실황자료를 제공하여 성공적으로 행사를 지원하였다. 동계올림픽 경기장으로 이동하여 수시로 기온과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장착한 풍선을 하늘로 띄우는 방식으로 고도에 따른 기상상태를 잴 수 있는 고층관측을 실시하였다. 이 자료는 스키나 스노보드 경기장의 초단기 기상변화를 관측하고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최근에는 강릉 산불 현장에서도 초기에 이동해 산불부근에서 기상상황을 파악하고, 예측대로 실재 기상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지에 대한 분석 등을 수행했다. 이렇게 적재적소에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해 효율적 국가재난 복구에 기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3월부터 여름철 위험기상에 대응하고자 호우, 태풍 등의 영향을 먼저 받는 남부지방인 부산지방기상청과 광주지방기상청에 기상관측차량을 1대씩 우선 배치했다. 중부지방은 강릉에 위치한 재해기상연구센터 2대 차량을 활용한다. 2020년에는 모바일 기상관측차량을 서울 경기 충청 제주 등 전국에 추가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운영배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대규모 기상재해가 있을 경우 집중과 분산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여름철 위험기상 대응 가능

지상에서는 모바일 기상관측차량, 하늘에서는 기상항공기와 천리안 위성, 바다에서는 기상관측선을 운영하면서, 고정적인 관측 외에 빠르게 변화하는 위험기상에 대응하여 입체적이면서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상청의 능력이 더욱 나아지리라 기대한다. 한반도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인 재해나 자연적인 재해에 효율적인 국가재난 대응지원을 위한 기반을 갖추어 나가는 하나의 단계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입체 관측망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신뢰도 높은 기상예보와 최적의 기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상청의 능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