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한국에 선택 강요한쪽 편들 수 없는 구조

무역 양국 의존도 절대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균형있는 무역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게 “중국 화웨이 장비사용 금지”를 압박하고, 중국도 한국에게 “미국 제재 동참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만나 담판을 벌일 예정이지만 극적 타협을 낙관하는 전망은 희박하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중국으로 2044억달러(242조5000억원)를 수출하고, 1088억달러를 수입했다. 같은 기간 미국으로는 743억달러(88조2000억원)를 수출하고, 563억달러를 수입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은 26.8%, 미국은 12.1%에 달한다. 수입비중은 중국과 미국이 각각 10.0%, 4.5%를 차지했다. 수출·수입을 합한 교역규모는 중국이 두배 이상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수출은 중간재 비중이 79.0%에 달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수록 우리나라가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구조다.

우리가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영향으로 올 1분기 중국의 대미수출은 8.8% 줄었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7.3% 감소했다.

한국제품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경쟁국과 비교해도 현격히 많다. 한국은 지난해 1282억달러의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했고, 이어 독일 878억달러, 대만 766억달러, 일본 530억달러 순이었다.

한국무역협회는 “2018년 미국의 5대 수출국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 일본 영국이며, 한국은 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5대 수출국은 미국 홍콩 일본 한국 베트남 순이다.

미국 과 중국 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중국에서 5395억달러를 수입해 중국으로 1203억달러 수출하는데 그쳤다. 지난 1년간 4192억달러(497조4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런 교역구조 고착화가 미중 무역분쟁의 원인이 된 셈이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균형감있는 대응이 요구된다”고 전제한 후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며 대중국 수출을 높여왔으나 대미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 수출은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휴대폰 플라스틱 등을 중심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우리의 제1 수출시장인 중국과도 업종별 상황에 맞게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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