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국가중 3~4위권

일본은 28.1%에 불과

“다변화·국산화 필요”


전체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가 일본의 2.4배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를 통한 무역도발이 어느 정도 먹히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 내수 비중을 높이고, 수입선 다변화와 주요부품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의존도가 높으면 대외 환경이 불안해질 때 국내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8일 통계청과 한국무역협회,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68.8%로 일본(28.1%)의 2.4배에 달했다. 무역의존도는 수출의존도와 수입의존도를 합한 개념이다.

특히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37.5%로 집계됐다. 주요 20개국(G20) 중 네덜란드(63.9%), 독일(39.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네덜란드는 중계무역국이고 독일은 완제품과 소재부품 모두 강국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반면 일본의 수출의존도는 14.3%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20개국 중에서는 미국(8.0%), 브라질(10.6%), 인도(11.5%) 다음으로 낮았다.

전체 수입액을 GDP로 나눈 수입의존도 역시 한국이 일본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국의 수입의존도는 31.3%로 네덜란드(56.3%), 멕시코(36.6%), 독일(31.7%)에 이어 4위다.

일본의 수입의존도는 13.8%로 브라질(7.7%)과 미국(12.4%)과 함께 수입의존도가 가장 낮은 국가에 속했다.

특히 일본이 규제 대상으로 삼은 반도체 관련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는 대일 의존도가 40~9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계 경제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크고 보호무역주의와 통상갈등이 더해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그나마 수출입 의존도가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2008년 42.1%에서 2018년 37.3%로 4.8%p, 같은 기간 수입의존도는 39.5%에서 33.0%로 4.5%p 하락했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한국보다 무역 규모가 크지만, 내수시장이 튼튼해서 대외의존도는 낮은 편”이라며 “한국도 수출입국 다변화와 소재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홍식 이재호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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