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 박슬라 옮김/ 민음인 / 1만8000원

"페이스북에서 정보와 허위 정보는 똑같아 보인다. 유일한 차이점이 있다면 허위 정보가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따라서 더 나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7일 '타임'지는 로저 맥나미의 저서 '저커버그되다'를 인용해 정보와 허위 정보(가짜 누스)의 차이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런 형태의 허위 정보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자극하고 부풀어 올라 대중을 도발하고 흥분시키며 폭발하게 만든다. 세상과 담을 쌓고 있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런 가짜 뉴스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한때 우리가 믿었던 거의 모든 것들이 가짜인 듯 보이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진실 또는 진실로 인식되는 다양한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 매체들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소셜 미디어는 수많은 가짜 팔로워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짜 로렉스와 루이뷔통 그리고 베르사체를 구입하는데 수십억달러를 소비한다. 심지어 가짜 의약품이 버젓이 유통된다.

이런 시대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확인하는 행위는 부유와 가난 뿐만아니라 생사까지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시장에 만연한 가짜 돈(Fake Money), 가짜 교사(Fake Teacher), 가짜 자산(Fake Asset)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가짜'들이 어떻게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고,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지 파헤친다.

최근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책은 이런 시기에 가짜 정보에 속지 않고 자신만의 진짜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1971년 금본위제를 폐지한다. 그 결과 미국 달러화는 실질적 가치와는 관계없는 명목화폐, 즉 가짜 돈이 됐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쉽게 찍어 낼 수 있는 이런 돈은 그들에 대한 신용이 사라지는 순간 종이 조각이 되고 만다. 우리는 어떻게 가짜 돈에 속지 않고 진짜 돈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또 학교에서 돈에 대해 무엇을 배웠는지 묻는다. 사람들에게 취직을 하고 저축을 해서 가짜 자산을 취득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가짜 교사라고 지적한다. 미정부 예산관리국장이었던 데이비드 스톡맨, LTCM과 미 국방부 자문의원 제임스 리카즈, 리만브라더스와 골드만삭스 전 임원 노미 프린스 등 내부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진짜 금융 교육을 만나도록 돕고 있다. 평범한 사랍들이 '보이지 않는 돈'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부자들의 희생양이 되지 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특히 그는 미국의 교육제도가 학생들을 밝은 세상으로 인도하기는커녕 암흑처럼 깜깜한 재정상태와 가장 악랄한 형태의 부채로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바로 학자금 대출을 가르킨다. 현재 미국의 학자금 대출액은 총 1.2조 달로를 넘어섰다. 이는 미국정부가 보유한 가장 큰자산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범죄 세계에서는 이런 것을 갈취라고 부른다'고 비난한다.

2008년에 서브프라임 부동산, 즉 가짜 자산이 무너지면서 세계 경제가 붕괴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부채담보부채권(CDO), 주택저당증권(MBS), 신용부도스왑(CDS) 등의 파생상품은 전부 가짜 자산이다. 그런데도 금융계의 고학력 엘리트들은 멈추지 않고 가짜 자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그 규모는 2008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200조 달러에 달한다. 곧 현실화될 금융위기,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가짜 자산은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그 실패 비용은 평범한 사람들이 부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구분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기준은 "자산은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는 것"이고 "부채는 내 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는 것"이다. 저자는 저축계좌나 주식, 채권, 뮤츠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연금 계획 등은 가짜 자산이라고 지목한다. 투자자가 리스크를 전부 부담하지만 수익은 일부만 얻어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재테크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수천 만 사람들의 돈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얻어서, 돈을 모아 빚을 갚고,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라는 기존 충고는 한물간 구식이라고 평한다. "당신의 집은 자산이 아니다." "현금흐름을 얻기 위해 투자하라." "저축을 하는 사람은 패배자다." 등 그의 주장은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지만 그 가르침과 철학은 사실임이 증명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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