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대국 중국은 지금 미국에 이어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얼마 안가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늘날의 인류 발전을 가져온 1차 및 2차 산업혁명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한 국가가 세계 패권을 차지했다. 바로 1차 산업혁명의 영국과 2차 산업혁명의 미국이 그러했다.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던 18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부동의 GDP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중국(청조 강희·건륭 성세 후기)은 쇄국주의에 안주하다 1840년 아편전쟁으로 영국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맞본다.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시작된 2차 산업혁명 때도 중국은 군벌 발호의 혼란 속에서 산업혁명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다 중국은 사회주의 정권 하의 개혁개방 30여년 사이에 서방 선진국들이 200여년 걸린 산업화 과정을 압축적으로 완주했다. 하지만, 중국의 초고속 경제발전은 필연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인구는 많고 자원은 부족한 중국이 경제개발 일변도로 치달은 결과, 자원 낭비와 생태환경 악화라는 난제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은 무엇보다도 에너지 소비의 지속적인 증가를 수반한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꿈도 꾸지 못하던 1960년대만 해도 미국이 세계 에너지 소비의 무려 35%를 차지한 데 비해 중국은 고작 5%에 불과했다. 현재는 미국이 17%로 내려간 대신 중국이 22%로 올라갔다. 중국은 현재 세계 석탄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석유 소비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당연히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다.

30여년 만에 산업화 과정 완수

요즘 중국 중·동부에서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스모그 현상과 심각한 PM2.5 표준 초과 등은 생태환경 개선 및 보호가 중국의 초미의 과제로 등장했음을 말해준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에너지 대량 소모와 환경 파괴를 대가로 한 종래의 경제발전 이념을 수정, GDP 성장속도와 생태환경 개선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겠다는 각성에 도달하게 된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요즘 중국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과 생태문명 건설을 끊임없이 주창하는 이유다.

중국은 역사적인 3차 산업혁명의 진운이 시동하기 시작한 오늘의 시점에서 경제발전방식 전환과 생태문명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을 아예 "생태문명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규정하고, 이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장 이후 제기된 '아름다운 차이나드림(中國夢)'의 실현과 연결시켜 국가적 과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침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현재의 시점은 중국이 그들의 표현대로 '재궐기(再蹶起)'의 시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새로운 산업혁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국 간의 경쟁이 이전의 2차례 산업혁명에 비해 더욱 가열될 것이고,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국가가 미래 한 세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서 2차례의 산업혁명은 생태위기를 야기했기 때문에,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은 '자연존중·자연순응·자연보호'를 핵심이념으로 하는 생태문명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식 논리다. 발전이념의 변화 없이는 종래의 산업혁명이 남긴 후유증을 치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국은 나아가 3차 산업혁명을 생태문명 건설을 향한 과도기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그 과도기적 상황을 자국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름다운 차이나 드림' 꿈꾸는 중국

이처럼 중국이 야심적으로 3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려는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중국의 3가지 우세점을 황즈청(黃志澄) 베이징시스템엔지니어링연구소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신에너지 개발을 위한 양호한 자원과 환경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첨단기술, 특히 정보기술에서 비교적 양호한 발전 기초를 갖추고 있다.

셋째, 현재 진행 중인 적극적인 개혁이 기술 창조의 양호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한 마디로 새로운 산업혁명 선도에 필요한 기본 요소들을 완비하고 있다는 자랑이다.

과거 2차례의 산업혁명에서 무임승차 신세를 면치 못한 중국은 새로운 3차 산업혁명에서만큼은 생태문명 건설을 목표로 주도권을 장악, 그들의 염원인 '아름다운 차이나드림'을 실현하고 '세계1등 국가'로 올라서기 위한 장기계획을 치밀하게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