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 발의 … 전자출판물에 대한 접근성 품질인증

장애인들의 지식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한 가운데 대체자료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정보화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동구갑)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국가정보화 기본법은 장애인들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출판하는 전자정보에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자출판물에 대한 품질인증을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행 국가정보화 기본법은 장애인·고령자 접근성 보장 매체에 웹사이트와 이동통신단말장치를 명시하고 있다. 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은 장애인·고령자 접근성 보장 매체에 전자책 등 전자출판물을 추가하고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등 응용소프트웨어에 대해 표준 제정, 기술개발, 품질인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실질적 정보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 대체자료는 인쇄도서를 스캔해 광학적문자판독(OCR)을 거치거나 출판사 편집파일(PDF 등)을 이용해 제작하므로 제작기간이 길며 비용이 많이 드는 등 근본적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제작 건수도 적다. 특히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전자책의 경우에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기능들이 첨부돼야 장애인들이 전자책에 접근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볼 수 있는 '장애인 접근 전자책'을 만들고 인증제도를 통해 접근성을 보장하는 추세다. 장애인 접근 전자책이란 국제디지털출판포럼(IDF)의 전자책 국제표준인 이펍(EPUB) 포맷을 기반으로 장애인들이 전자책의 구조, 형식, 내용에 대해 쉽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 전자책을 말한다. 예컨대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설명할 때 이미지 형태의 수식은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장애인 접근 전자책은 시각장애인들의 음성 및 점자 접근이 가능하도록 'a제곱 더하기 b제곱은 c제곱'이라는 대체텍스트를 입력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 접근 전자책(E-book Accessibility, Accessible EPUB)은 전체 전자출판물에 비해 그 수가 극히 적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2018년 전자출판물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부여 건수는 17만1043건이며 이중 장애인 접근 전자책은 1579건으로 0.9%에 불과하다. 2017년의 경우 전자출판물 ISBN 부여 건수는 13만6334건이며 이중 장애인 접근 전자책은 670건으로 0.5%에 그친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지난 2월 장애인들이 접근, 활용할 수 있는 이펍 3.0 뷰어를 개발, 상용화해 보다 많은 장애인 접근 전자책이 제작될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현대사회에서 '정보'가 지니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정보 접근성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에서 생산하는 전자출판물 형태의 정보가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본 법안을 발의했다" 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본 법안이 장애인 정보복지 발전의 전환점이 되길 희망하며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한 입법과제들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체자료 = 인쇄자료, 시청각자료 등 도서관자료의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이 접근가능한 매체(일반 텍스트자료를 기계음을통해 소리로 변환한 자료인 데이지 자료, 전자점자자료, 전자점자악보, 한국수어영상도서 등)로 제작 또는 변환한 자료를 말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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