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향신료 국산 개발

"기술독립 계기로 삼자"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이 완제품 뿐만 아니라 첨가물 같은 소재로까지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체들이 소재독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 등에서 소비자들이 대기업 식품회사에서 만드는 제품 소재까지 분석해 일본산 원료를 찾아 리스트를 빠르게 공유하고 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이 일본산 첨가물·용기 국산화를 선언한 데 이어 대상, 오리온도 검토에 나섰다.

청정원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상은 일본산 식품첨가물과 식품소재를 사용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대체재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상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로 수급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산 원료나 포장재가 사용되는 제품의 거래처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며 "국내개발 가능 여부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유업체들도 일부 가공유에 사용되고 있는 일본향료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커피 맛 우유 등에 들어가는 일본산 향신료를 싱가포르 등 제3국 제품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남양유업도 일본산 원재료를 대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하던 일본 유명 치즈 브랜드 QBB와 수입판매 계약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오뚜기는 즉석밥 '맛있는 오뚜기밥' 전체 용기 5%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산 용기를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도 즉석밥 '햇반'에 쓰이는 미강추출물을 일본산에서 국산으로 교체했다. 미강추출물은 밥맛과 향 윤기를 더하는 첨가물로 함량이 0.1%에 불과하지만 거세진 일본산 불매운동 기류에 발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허니향, 카스타드향 등 일본산 향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리온은 해외 수출용 테스트 제품 생산시 소량 들어갔을 뿐, 시판제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조공정에서 연료로 사용해온 일본산 탄산칼슘은 현재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중이다.

농심은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바몬드카레 판매여부를 고심 중이다.

해태제과도 바닐라향 등 현재 사용 중인 10여 가지 일본산 향료 대체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며 빠른 시간에 수입처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일본산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스타벅스커피는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온 '스타벅스 오리가미 베란다 블렌드'와 '비아 말차' 등의 제품에 대해 추가 발주를 하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관계자는 "상품 형태로 수입하는 오리가미와 비아 말차는 글로벌 라인업 상품으로 제품 발주량을 줄이거나, 아예 잠정 중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일본산 첨가물 및 소재를 한국·중국·대만산 등으로 대체하더라도 상당수 원천 원료는 결국 일본산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일 갈등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불매운동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대한 대체 상품 및 원료를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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