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영국도 금리역전

한국 채권금리 사상최저 경신

장단기 금리차 11년 만 최저

지구촌이 불경기 공포가 확산돼 초비상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 주요 9개국이 경기침체(Recession) 위기에 빠졌다는 적색경보가 잇따른다.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요 경제국들이 이미 올 들어 한분기씩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한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불거진 가운데 영국과 캐나다의 국채 10과 2년물 금리 격차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재역전 및 역전 폭을 확대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모든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지는 등 경기침체 공포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4bp(1bp=0.01%) 내린 연 1.095%에 마감했다. 3년물 금리는 처음으로 연 1.0%대에 진입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10년물도 5.9bp 내려 연 1.172%에 장을 마치면서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른 장단기물도 모두 내리면서 역시 지난 13~14일 각각 세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채권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채권금리도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며 0%대 금리가 가시권에 진입했다. 국고채 3년 금리(1.095%)는 기준금리와 40.5bp까지 확대되며 부분적으로 세 차례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국고채 3년물과 10년간의 차이는 7.7bp로 2008년 8월 12일 6.0bp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채권금리의 급락은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와 장단기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와 이에 따른 주요국의 완화정책 강화 기대에 기인했다”며 “특히 장단기금리 역전 국가가 늘어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14일 역전됐던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정상화된 뒤 격차를 6bp수준으로 확대한 뒤 비교적 잠잠한 흐름을 보이며 16일 장을 마감했다. 독일 정부는 재정투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공포심리를 완화시켰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국채금리의 역전은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크게 증폭시켜 앞으로 있을 미국의 금리인하 방향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에서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지 여부가 단기적인 금융시장 향방에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16일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50bp 인하 가능성을 37.5%로 반영하고 있는데 9월 50bp 혹은 향후 그 이상의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주어야 금융 불안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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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짙어지는 경기침체 먹구름에 '지구촌 초비상'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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