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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철도시설공단, 하자보수 요구에도 방치

궤도침하 등 34건, 최대 8년째 무조치 … 감사원 "열차 안전운행에 장기간 지장"

등록 : 2019-09-11 10:36:38

철도시설공단이 철도시설 하자보수 요청을 받고도 이를 방치했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10일 철도안전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4월까지 철도공사로부터 궤도 침하 등 34건의 하자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수 요청을 받고도 최대 8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열차 안전운행에 장기간 지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중앙선 '제천~도담'구간 궤도틀림 하자를 7차례나 보수 요구를 받고도 그대로 방치했다. 그 결과 설계속도 150㎞/h보다 70㎞/h 이상 낮은 80㎞/h 이하의 속도로 이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중앙선 안동역 전경. 사진 철도시설공단 제공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 유착 의혹 = 철도선로 건설은 철도시설공단이 하고 철도운영은 철도공사가 담당한다. 두 기관은 2013년 2월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시설에 대한 하자관리 협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시설공단은 철도선로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불성실하게 이행하면 철도공사의 요청을 받아 조치하도록 규정했다.

또 기획재정부 예규인 '공사계약일반조건'의 하자보수 조항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하자발생 내용을 시설공단과 시공사에 통보하면 시공사는 하자를 즉시 보수하도록 돼 있다. 시공업체가 하자보수를 이행하지 않으면 발주청인 철도시설공단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나, 부실벌점 부과 등을 할 수 있다.

감사원은 "철도공사는 시공사와 철도시설공단에 하자보수를 이행하도록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하자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34건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공사로부터 하자보수 요청을 받았을 경우 시공업체가 하자보수를 이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할 의무가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철도공사가 부실벌점 부과요청 등 하자보수 이행강제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설계속도 150㎞/h구간 80㎞/h로 운영 = 감사원은 하자보수를 이행하지 않은 34건 중 3건을 표본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중앙선 제천~도담간 복선전철 공사 하자 △경부고속철 2단계 노반신설 기타공사 하자 △광주차량기지선로 주파수 간섭 장애 하자 등이 그것이다.

중앙선 하자는 도상콘크리트와 하부 바닥콘크리트가 분리돼 궤도틀림 하자가 발견된 것이다.

이 하자는 2013년 3월 발견돼 철도공사가 7차례에 걸쳐 하자보수를 요청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열차진동 등 차량주행시 안전사고가 우려돼 하자검사를 처음 실시해 부실을 알게된 2013년 3월부터 2019년 현재까지 6년동안 설계속도인 150㎞/h보다 70㎞/h 이상 낮은 80㎞/h 이하의 속도로 이 구간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시공사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 이후에야 9월 하자보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부고속철 2단계 공사와 관련해 감사원은 "열차 주행시 열차 진동으로 승차감이 떨어지고, 콘크리트 도상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어 그대로 방치시 열차를 정상운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 구간은 2010년 8월 개통해 9차례나 하자보수를 반복요청 했으나 철도시설공단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광주차량기지 하자와 관련해 철도공사는 '광주차량기지선과 병행하는 호남선의 주파수가 동일해 앞의 열차가 없는데도 열차가 있는 것으로 궤도회로가 오작동해 운행중이던 열차가 정지하는 장애가 발생한다'며 2017년 12월 2회에 걸쳐 하자보수를 요청했다. 시설공단은 이에 아무런 조치없이 그대로 방치했다.

감사원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철도공사로부터 하자보수 요청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조치해 하자로 인해 철도운행이 지장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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