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임교수는 통념상 교수 아니다"

대표자 다수 정치적 편향성 지적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라는 교수 단체가 조 국 법무부 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하지만 이 명단에는 현직 교수 뿐 아니라 은퇴교수, 겸임교수도 포함돼 있다. 이 단체는 서명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모 등에 따르면 시국선언문 서명에 17일 오후 5시 현재 246개 대학 소속 교수 2104명이 참여했다. 서명에 참여한 교수들을 학교별로 나눠보면 서울대(106명), 부산대(102명), 연세대(59명), 고려대(55명), 경희대(53명), 이화여대(46명), 영남대(45명), 성균관대(40), 동아대(39명) 등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정교모는 앞서 14일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사회 정의와 윤리가 무너졌다'라는 제목으로 조 장관 교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시국선언서에서 "다수 국민의 열망과는 달리, 마침내 문재인 대통령이 온갖 편법과 비리로 큰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지명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였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모는 이번 시국선언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대표나 집행부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았다. 이들은 조 장관 임명에 문제의식을 느낀 교수들이 모여 지난 12일 시국선언서 초안을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교모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교모가 서명교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정교모 서명 사이트에는 각 대학별 대표 서명 교수 이름, 대학별 서명 참여 교수 숫자만 공개돼 있다.

시국선언은 일반적으로 정치 또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교수 등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 등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적 행위다. 대부분 지식인이나 저명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사회적 영향력도 크다.

대학가에서는 서명자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정교모는 전·현직 교수들의 시국선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겸임교수들도 서명하고 있다"면서 "사회 통념적으로 겸임교수를 교수집단에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교모가 교수들에게 발송한 '전국교수 시국선언 서명 참여 안내'에는 '현직 교수, 은퇴 교수, 겸임 교수 모두 서명 가능하오니, 주위 교수님께 널리 알려주십시오'라고 밝히고 있다. 겸임교수는 대학에 적을 두지 않고 정해진 직장에서 특정한 직업이나 연구 활동을 하면서 출강하는 교원을 말한다.

특히 일부에서는 서명을 주도한 학교별 대표 교수 대부분이 특정단체 활동 경력이 있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언론은 17일 기준으로 해당 선언문에 대표자로 이름을 올린 교수 중 상당수가 반동성애 기독교연대, 창조과학회 등에서 활동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교모는 이번 시국선언이 정치성향과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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