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지난해 말 서산간척지 B지구 담수호인 부남호 역간척(하구복원)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민선 7기 역점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충남도를 방문했을 때 ‘충남 해양신산업 발전 전략 보고회’에서 첫 머리로 제안하기도 했다.

충남 서해안 천수만의 면적은 1980년 초까지 약 375㎢이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유조선 공법으로 조성한 서산간척지 A·B지구 조성 등으로 현재 천수만의 면적은 약 250㎢로 축소됐다. 125㎢의 갯벌이 사라진 것이다.

천덕꾸러기 신세 된 간척지 담수호

먹고사는 것이 걱정이던 시절 농지확대를 위해 서울면적의 2배가 넘는 간척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쌀이 주식이던 시대는 지났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왔다. 간척으로 인한 문제점을 재점검해야 하는 때가 됐다. 종래의 목적을 상실한 지역에 대해 과감한 역간척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1997년 네이처지 발표에 의하면 갯벌은 단위면적당 농경지의 100배에 육박하는 생태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낙동강 오염이 사회적 문제가 됐듯이 물의 흐름을 차단하면 인근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천수만에 건설된 4개의 방조제 안쪽 담수호의 수질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4개 담수호 모두 총유기탄소(TOC) 함량이 14.2mg/ℓ으로 6등급이며 농.공업용수로도 사용이 부적합한 실정이다. 담수호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개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천수만 전체 용량의 13%인 4억6000만톤의 오염수가 매년 천수만으로 방류된다. 천수만의 해양수질은 평소 2등급에서 담수호 방류시에는 4~5등급으로 급격하게 나빠진다.

또 담수호 수질 악화로 국내·외 기업들이 태안 기업도시나 서산 웰빙특구 내 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부남호 인근 논은 매년 가뭄과 염해 피해를 입고 있다.

부남호 역간척은 방조제의 구조를 변경, 해수를 유통시켜 해양생태환경을 복원하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10년을 추진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충남도는 방조제 안쪽의 잔잔한 수면을 활용해 해양레저관광을 발전시키고, 인근에 개발 중인 태안 기업도시와 서산 웰빙특구를 연계하는 해양생태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남호 역간척으로 해양생태환경을 살리고 주변지역과 연계한 해양생태도시를 조성한다면 1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16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

네덜란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훼손된 갯벌과 해안선을 복원하기 위한 역간척 사업을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갯벌의 복원과 관리를 위한 법이 제정돼 올해부터 시행된다.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어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게 현실이다. 어업인과 농업인 그리고 시·군의 의지가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면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이다. 충남도가 앞장서 지역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2000년부터 갯벌 복원

부남호 역간척사업은 천수만의 해양오염 방지와 수산자원 증대, 서해안 해양생태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인근 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로 난관을 헤쳐나간다면 해양생태복원의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