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선긋기

이상과열 시 추가 대책

성장률 2%는 마지노선

G20국가 중 5위 수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거래 허가제와 관련해 "논의된 바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전날 KBS 1TV '뉴스9'에 출연해 "앞으로도 그 같은 극단적인 정책 발언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불거진 주택거래 허가제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주택거래 허가제는 주택을 거래할 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5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CBS 라디오에서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이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관련 논란에 불이 붙었다.
감광소재 살펴보는 홍남기 부총리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첫 번째)과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인천시 서구 염료생산업체인 경인양행에서 감광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12·16 대책 발표 후 실질적으로 강남4구 중심으로 가격 상승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이상과열이나 불법적인 불안 증세가 나타나면 추가적인 대책을 언제든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장률에 대해서는 "2%의 의미를 남다르게 부여하고 싶다"면서 "턱걸이보다는 시장 마지노선이며 올해 반등의 토대로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당초 제시한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른 국가와 수평적으로 비교하면 상당 부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수출에 대해서는 "1월은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 절대 규모 반등이 쉽지 않다"면서도 "2월과 3월에는 절대 규모와 일평균 수출도 플러스 전환돼 착실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성장률 2.4% 제시했는데 이를 달성하고 사회 취약계층과 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정책 목표"라며 "연말에는 경기반등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올린 글에서도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강조했다. 그는 "GDP, 고용, 수출, 투자 등 우리 경제 상황과 미래를 좌우하는 이러한 점들이 하나둘씩 이어져 결국 뚜렷한 선과 밝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비유했다.

2% 성장률과 관련해서도 "2% 성장률 숫자는 선진국클럽이라 할 수 있는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에서 2번째이자 G20(주요 20개국) 중 5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유사한 제조업·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의 성장률이 절반 이하로 위축(2018년 1.5%→2019년 0.6%)되는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건설경기 호황 조정, 보호무역주의 팽배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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