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에 실린 CCTV 게시글 큰 관심

물품지원에 응원 담긴 영상 편지 띄워

위기가 기회 … 대중 우호관계 다져

"형제가 힘을 모으면 쇠도 자를 수 있습니다. 이웃 간에 함께 도와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 중국에 보낸 응원 메시지가 화제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피해 예방, 확산방지를 위해 중국 12개 도시에 지난 12일 6억원 상당 물품을 지원했다. 박 시장은 구호물품을 보내는 시기에 맞춰 응원 메시지가 담긴 영상편지를 보냈고 이 내용이 중국 내 유력매체들에 보도되면서 온라인상에 급속히 확산됐다.

박원순 시장이 의료물품지원과 함께 중국인들을 응원하는 영상 메시지를 띄워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CCTV는 종합채널 메인뉴스에 해당하는 오전 뉴스 챠오원톈샤 등에 여러 차례 편성돼 방송됐고 중국 내 영상 기반 SNS인 틱톡(TikTok)내 CCTV 공식채널 라이브방송에서도 10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에 개재된 CCTV공식채널 게시글은 14일 오전 현재 3억 뷰를 돌파했다.

중국인들은 박 시장 응원 영상에 '서울시장이 직접 중국어로 중국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나를 도와줬으니 이제 내가 도울 차례다' '한국이 최고다' '사드 치워버려, 우리야말로 좋은 친구' 등 2만개 이상 댓글을 달았다.

박 시장의 대중 우호 행보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지난 12일 싱 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면담을 가졌다. 신임 대사와 상견례 자리였지만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과 중국국민에 대한 위로, 지원 관련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박 시장은 메르스 당시 서울시가 베이징시로부터 받은 도움을 상기하며 상호 우정과 신뢰를 강조했고 싱 대사도 서울시와 박 시장의 도움에 감사 뜻을 전했다. 특시 싱 대사는 "지금 위기가 앞으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향후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서울시와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 지원에 나서 줄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일각의 비판에도 중국 지원에 전폭적으로 나서는 것은 경제적 관계, 특히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2019년 서울 방문 외국인관광객의 1/3이 넘는 478만명이 중국에서 왔다. 2위인 일본(260만명)의 두배에 가까운 규모다. 서울 관광객은 전국 관광객 규모도 가른다. 같은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750만명 중 1390만명이 서울 관광객이다. 중국 관광객이 총 여행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크다. 2018년 기준 한국 전체 여행수입의 47.6%가 중국인 관광객에 의해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14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관광업계 간담회도 개최한다. 여행업계, 숙박업계 관계자 40여명이 모여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우선은 피해 업체 지원에 집중한다.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이후 박 시장의 첫번째 해외 방문지는 중국으로 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국제관광산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일각에선 서울시의 중국 지원이 지나치다며 박 시장의 중국 구애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 시장과 서울시는 단호한 입장이다. 경제적 실익뿐 아니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서도 중국 지원은 필수라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국이 아무리 좋아져도 중국 상황이 끝나지 않으면 코로나 사태는 종결될 수 없다"면서 "진원지인 중국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이 상황 종료를 앞당길 수 있는 길인 만큼 중국을 지원하는 것은 과학적인 행위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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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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