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대표 유지·3명 추가

공관위도 숫자 늘리는 방향

'제2한국당' '지분다툼' 우려

보수신당이 17일 출범을 목표로 창당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신당이 앞세워야할 쇄신 이미지는 후퇴할 조짐이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13일 신당 이름을 미래통합당으로 정했다. 당 상징색은 밀레니얼핑크다. 수개월에 걸친 논의 과정 끝에 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당, 보수시민사회 등이 두루 합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례하는 공동위원장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이언주(왼쪽부터.전진당), 정병국(새로운보수당), 심재철(자유한국당) 공동위원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다만 '새 출발'에 걸맞는 쇄신을 이뤄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서 '퇴행적 모습'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준위는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관련, 한국당 지도부를 유지하면서 일부 최고위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최고위원(7명)이 유임되고, 새 최고위원 3명만 늘리는 식이 될 전망이다. 새보수당은 신당에 걸맞게 한국당 지도부를 일부 교체하고 새 얼굴로 채우자고 주장했지만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한국당 지도부 대부분이 미래통합당으로 옮겨가면서 '제2한국당'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다. 통준위는 14일 오전 지도부 구성 문제를 최종확정한다. 한국당 지도부 일부가 뒤늦게라도 사퇴할지 주목된다.

통준위는 공관위도 숫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통준위에 참여한 보수시민사회쪽에서는 "공관위 숫자를 늘리자"고 주장해왔다. 새보수당에서는 "공천지분을 챙기려는 행태"라며 '김형오 공관위'를 그대로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박형준 통준위원장은 13일 "꼭 공천위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지금 그대로 가거나 1∼2명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며 "(지분 나누기가 아닌) 공정성과 사회적 명망,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될 때만 공천위원으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 증원이 새보수당에서 우려하는 '공천지분 나눠먹기'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으로 읽히지만, 보수시민사회 몫으로 증원된 공관위원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새보수당 의원은 "(공관위원 증원은) 자기 몫의 공관위원을 넣어서 지분을 챙기겠다는 뻔한 의도"라며 "앞으로 공관위가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관위 구성은 미래통합당 최고위 의결이 필요한만큼 내주 이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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