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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확산에 사망까지 … 주민들 스스로 봉쇄

대구·경북 사망자 발생 후 사태 급속 악화

권영진 시장 "비상사태, 시민들 외출 자제"

등록 : 2020-02-21 11:26:08

코로나19 확진자 대규모 확산에 이어 20일 최초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대구·경북이 대혼란에 빠졌다. 전날 자체수습 불가를 인정하고 중앙정부 지원을 요청한 대구시는 20일에는 시민들에게 "전례없는 위기"라며 "외출을 자제하고 일상생활은 물론 가정 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심각 단계로 파악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지자체와 함께 허둥대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감염속도가 예상 외로 빠르고 감염경로도 불분명해 음압병실과 같은 전문 시설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음압병동 고갈 걱정 하루만에 병실 모자라 = 대구시는 20일까지 발생한 확진환자 34명 중 15명은 대구의료원 등 지역 음압병동에 입원치료 중이다. 나머지 19명은 추가 확보한 12개 대학과 이동용 음압병실에 입원시켰다. 전날 정세균 총리 방문 때 2~3일이 지나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던 음압병실 부족사태가 하루만에 현실화됐다. 시는 음압실 7개를 추가로 확보 중이다. 또 정부에 건의해 경증환자는 1인 1실의 일반병실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경북도도 병실 확보에 비상이다. 도는 21일까지는 병상부족 사태는 없지만 향후 확진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포항·김천·안동 3개 도립의료원의 별관 또는 1개층 전체 입원실 33실 142병상을 추가 확보해 중증도에 따라 격리입원시킬 계획이다. 또한 중증환자용으로 동국대 경주병원에 1개층 8병실을 격리병실로 확보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폐쇄 = 확진환자의 동선과 관련된 각종 시설물은 무조건 폐쇄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대구시 등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나 운영기관들은 모두 취소되고 휴업에 들어갔다.

20일에는 대구시 상수도본부 달서사업소와 경산시청 일부 등 관공서는 물론 학원과 일반 기업 등이 문을 닫았다.

경산시에서는 7급 직원이 양성판정을 받게되자 부시장 등 40여명이 자가격리됐다.

대구유통가와 금융회사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방역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 4개지점, 수성구 범어동의 삼성화재건물, 현대백화점 대구점, 동아백화점 쇼핑점 등이 임시휴점에 들어갔다. 두 확진환자가 근무하거나 방문한 곳들이다.

대구시내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이 다음달 9일로 1주일 연기됐고 사설학원도 대부분 당분간 문을 닫았다. 대구시교육청은 20일 유치원 341곳과 초중고교 459곳의 1주일 휴업을 결정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시립도서관과 수련원 등 12개 시설을 잠정 폐쇄했다. 시교육청이 소유해 민간에 위탁운영 중인 수영장 등의 시설에도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도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한산하다. 대구시내 중심도로의 차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시내 사설학원 4278곳 가운데 1000여곳에 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스스로 외출 않는다 = 대구에서 사업을 하는 김 모(60)씨는 당분간 대구를 떠났다. 18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이후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종의 피난인 셈이다.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한 주부는 21일부터 예정된 서울 모임을 사실상 취소당했다. 서울의 친구가 먼저 문자를 보내 "연기하자"고 통보해 온 것이다. 이 주부는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칠 것을 우려해 먼저 연락하려 했는데 친구가 연기하자고 얘기해 내심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일부 단체들은 전국단위 행사에서 대구경북 지역 참석자의 불참을 권유하고 있다. 대구를 방문한 후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나면서 대구경북 사람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민들도 장거리 외출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수성구의 한 50대 직장인은 22일과 23일 예정된 중학교 동창 모임에 스스로 불참키로 했다. 전국에서 오는 친구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내 식당 등 요식업체는 개점휴업상태다. 인근의 각종 기업과 은행 등이 폐쇄되면서 직원들이 조기 퇴큰한데다 기존의 예약고객도 대부분 취소했기 때문이다.

20일 점심 시간 청도군 청도읍 대남병원 인근 한 추어탕집은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데도 텅 비어 있다. 식당 주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청도에서 발생한 이후에는 간혹 포장손님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21일에도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외출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한편 21일 오전 9시 현재 대구에서는 전일 같은 시간 대비 50명이 증가돼 총 84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18일 1명, 19일 11명, 20일 34명, 21일 84명으로 추가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추가 확진자 대부분은 신천지 교인들과 관련있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경북도에는 사망 1명 포함 3명이 더 늘어나 확진자가 26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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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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