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환자 외출 없어 … 직원·출입자 역학조사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5명이나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유력한 전파자로 지목됐던 31번 확진자와의 연결고리도 끊기면서 방역당국이 혼란을 겪고 있다.

24일 오전까지 대남병원에서만 모두 1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대부분은 정신병동 환자와 종사자다. 4층 정신병동 입원환자 101명 전원이 감염됐고 24일 오전 9시 현재 이들 중 5명이 사망했거나 사망 후 확진자로 판명됐다. 현재 음압병실로 이송된 환자 중 상당수도 위중한 상태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대남병원. 이 병원 정신병동 입원환자 101명이 전원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운데 24일 오전까지 5명의 확진자가 사망했다. 사진 최세호 기자


대남병원 전체 종사자 109명 중에서도 9명이 확진됐다.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보호사 1명, 정신보건요원 2명, 간병인 1명으로 이들은 모두 정신병동 근무자다. 반면 같은 건물 2층과 3층 일반병동의 환자 45명 중에서는 1명만 감염됐다.

보건당국과 대남병원 측에 따르면 정신병동 환자는 일단 외부 출입을 할 수 없는 폐쇄병동에 있어 감염경로에서 제외된다. 대남병원은 정신병동 입원자의 면회 내용을 기록하지 않아 외부인과의 접촉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출입이 자유로운 정신병동 종사자 9명의 확진자가 감염경로로 의심된다. 보건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신천지교와 연관성, 해외여행력, 외부 감염자와의 접촉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정신병동 종사자들은 출퇴근을 하고 대남병원 5층의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또 하나의 감염경로는 병원에 출입하는 외부인이다. 병원이나 외부에서 감염자와 접촉하면서 감염돼 정신병동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외부 출입자로는 구내식당 직원, 자원봉사자 등으로 지목된다.

정신병동 환자들은 같은 건물 5층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제공받지만 구내식당 직원이 정신병동 입구까지 배달하면 병동 직원이 병실로 배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신천지교 여성신도(31번 확진자) 청도 방문과 신천지교 총회장 이만희의 친형 장례식이 겹쳐 31번 확진자가 감염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신천지교측이 31번 확진자가 장례식장 방문 없이 찜질방을 찾은 자료를 공개했다. 보건당국이 3휴대폰 위치추적으로 청도지역방문을 확인했지만 대남병원 장례식장과 찜질방은 약 5㎞ 떨어져 있다.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천지교 신도들이 장례식장을 대거 방문했더라도 건물구조상 정신병동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다 청도군 관계자는 "장례식장은 같은 건물 1층에 있긴 하나 출입구가 병원 뒤쪽에 따로 있어 병원과 별개 건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신천지교 총회장 장례식장 조문객 105명 신원을 확인 중이다.

한편 신천지교 봉사단은 지난 11일 신천지교 총회장 생가가 있는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에서 마을주민 26명에게 이발봉사를 했다. 24일 현재 주민 100여명 가운데는 24일까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청도군에 따르면 마을에 있는 신천지교 시설(만남의 쉼터)관리인은 지난 20일 경남 창녕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진을 받은 결과 음성판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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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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