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훈 한국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콜라스 스턴 런던 정경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관한 스턴 리뷰’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농업생산과 물 관리 등 지구촌 전반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온이 현재보다 3℃만 높아져도 개발도상국 곡물 생산량 하락,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지구온난화로 지역에 따라 5~25%까지 현저한 강수량 감소가,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성 호우를 동반한 홍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계적 물 부족이 개인을 넘어 국가 간 문제로 심화되고 농업생산성은 50%까지 저하되어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호주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심각한 가뭄으로 발생한 재해로 이미 다가온 지구온난화 재앙의 불길한 전초 신호가 아닌가 싶다.

지구온난화 영향 중 전문가들이 시급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바로 물 관리 분야다. 물 부족은 농업 축산 에너지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UN에서도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17개 중 깨끗한 물과 위생관리를 6번째 목표로 내세웠다. 물은 성별 연령 지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도 2015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25%인 18억명이 오염된 식수를 사용한다. 하수도의 경우 60%인 44억명 인구가 비위생적인 하수처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요즘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프리카 동남아 일부 지역은 아직도 하수처리장 부족으로 대표적 수인성 질환인 장티푸스 콜레라 등으로 더 큰 고통을 겪는다.

통합적이고 정교한 물관리 정책 필요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방재 관점의 홍수관리, 수량공급 관점의 가뭄대책 등 공급관리, 대국민 직접 서비스인 상·하수도 관리로 나눌 수 있다. 상·하수도 서비스 보급률은 조만간 100%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작년 수돗물 적수사태 등 일부 운영관리에서 미비점을 보였다.

또한 정수장 먹는물 수질기준 강화, 하수처리장 방류수질 고도화, 노후 상·하수 관로에 의한 지반침하 방지, 도심지 내 하수관로 악취방지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특히 국지성 강우의 변동성 대비 등 홍수 가뭄에 대한 좀 더 통합적이고 정교한 물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

2019년 물 관련 조직의 환경부 일원화로 과거 유역단위의 수질 및 수량을 통합한 물관리일원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또한 4차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추어 위성과 연계한 물 관련 정보시스템의 종합관리 등 진정한 물순환 관점의 과학적 통합관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하수처리시설 등의 위생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며, 심지어 가장 기초적인 화장실도 사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아프리카 동남아 등 여러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관련 산업의 우리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물 분야 지원사업을 특화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물 산업 신규 일자리 창출해야

물 분야는 인류의 기본권을 담보해줄 뿐 아니라 농업 축산에 의존하는 저소득 국가에게 필수불가결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공적개발 원조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국제적 위상 제고와 물 산업 신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시점임을 제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