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저녁 현재 미국 내 사망자는 2400명을 넘어섰고 확진자들은 14만명에 도달했다. 하루에 사망자가 200~300명, 확진자는 2만명 이상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미국 내 사망자 2400명은 이탈리아 1만1000명, 스페인 6800여명, 중국 3500여명, 이란 2650여명, 프랑스 2600여명에 이어 6번째이다.

하지만 미국 내 확진자들은 14만명으로 더 늘어나 진원지 중국의 8만 2000명을 제친지 오래고 최다 감염국였던 이태리의 9만8000여명까지 추월했다. 이제는 코로나19가 첫 진원지는 중국 우한이었고 2차 진원지가 이탈리아가 된데 이어 3차 진원지가 미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내 뉴욕시와 뉴욕주 최악의 사태 = 미국에서 가장 피해가 극심한 지역으로 바뀐 뉴욕주의 상황이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2000만명의 인구가 있는 뉴욕주에서는 사망자들이 뉴욕시만해도 680명이나 되고 전체 주지역에서는 965명으로 늘어나 하루에 100명 이상 증가했다.

더욱이 뉴욕주 확진자들은 하루 5000명 이상 급증하며 6만명에 육박했다. 뉴욕 인접 뉴저지 피해도 커지며 사망 160명, 확진 1만30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 피해가 초반에 집중됐던 워싱턴주에서도 사망자가 190명, 확진자들은 4300명을 기록했다. 인구 4000만명이나 되는 캘리포니아 사망자도 124명으로 늘어났고 확진자들은 5700명을 넘었다.

남부에선 루지애나 사망 152, 확진 3500여명, 러스트벨트 지역에선 미시간이 사망 112명, 확진 4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수도권 지역을 보면 버지니아가 사망 22명 확진 890명, 메릴랜드는 사망 10명 확진 1240명, DC 사망 4명 확진 342명으로 이를 합하면 사망 30여명, 확진 2500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임시 영안실 마련한 미국 뉴욕시 | 미국 뉴욕시가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대비해 준비하는 임시 영안실 현장에 25일(현지시간) 냉동 트레일러 여러 대가 일렬로 주차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한인 환자도 속출, 미주한인 사회도 패닉 = 한인들이 몰려 살고 있는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한인환자도 속출했다. 미국 내 최연소 코로나19 사망자가 한인 청년였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숨졌던 17세 최연소 사망자는 황모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당초 이 소년의 사망원인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발표했다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재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보인 것은 맞지만 다른 원인이 사인일 수 있다며 최종 판정을 미룬 것으로 밝혔다. 보건당국은 따라서 이 사망자가 한인 황모군 인지,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인지는 최종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황모군은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으나 건강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제때에 검사도,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알려져 한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한인들이 30만명이나 몰려 살고 있는 북버지니아, 수도권 메릴랜드, DC 등 워싱턴 수도권 일원에서도 한인 감염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초비상이 걸렸다. 메릴랜드 엘리콧 시티에 있는 대형교회에서 열린 장례예배에 참석했던 고인의 딸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80대 원로목사와 대형교회에서 자원 봉사해 왔다는 20대 청년, 그리고 50~60대 한인 등 최소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워싱턴 지역 한인 사회에서는 이미 교회들의 공개 예배를 중단한지 오래됐고 식당을 비롯한 대부분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식료품과 약품을 파는 그로서리 스토어, 편의점 등 필수장소만 문을 열었고 일부 식당은 주문해 직접 가져가는 서비스 하고 있다.

◆최악은 아직, 바이러스 공포 증폭 = 미국은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창궐하는 최악의 사태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2일 부활절에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잡혀 정상 활동을 되찾기 시작 하기를 기대하며 각종 제한통제, 봉쇄조치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은 여전히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봉쇄조치를 풀었다가는 대재앙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공개적으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는 미국 전염병 연구의 대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장은 CNN 방송과 일요토론에서도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수백만명에 달할 수 있으며 잘못하면 10만내지 20만명이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는 정반대로 연방정부는 물론 각주 정부들이 전시에 준하는 강제명령과 각종 제한봉쇄조치들을 연일 확대,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에나 시행하는 국방물자 생산법을 발동해 GM과 포드 자동차에게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수만개를 신속하게 생산하라는 강제 생산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GM과 포드가 인공호흡기 4만개를 생산해 곧 납품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너무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미 국방부는 버지니아에 정박 중이던 병원선 컨포트호의 준비를 마치고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뉴욕에 긴급 배치시켰다. 미 해군 병원선 컨포트호는 군의관, 간호사 등이 100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7만톤급으로 뉴욕주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나섰다. 또 다른 병원선 머시호는 캘리포니아에 배치하고 있다.

전체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는 자택대피령을 발동한 주지역들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미 전역에서 최소 25개주의 주지사들은 전체 주민들에게 자택대피령을 내리고 주방위군이나 경찰을 동원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위반자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대도시와 대형주들은 거의 모든 사업장을 폐쇄하고 휴교를 장기연장하고 있으며 타주에서 오는 방문자들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하는 초강수까지 두는 주정부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는 뉴욕 뉴저지에서 오는 방문자들은 도착즉시 14일간 강제 격리시키는 주들이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하와이와 알래스카주는 외국은 물론 타주에서 오는 모든 방문자들을 14일간 강제 격리시키고 있다.

◆코로나 구호법, 2조2000억달러 푼다 = 코로나19 구호패키지가 지난달 27일 미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사실상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서명해 발효됐다. 이에 따라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2000억달러나 투입하는 코로나19 구호 패키지가 실행에 돌입했다. 2조2000억달러는 한해 GDP(국내총생산)가 22조달러인 미국호를 세 달간 가동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밝혔다. 2조2000억달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5000억달러는 재무부의 긴급재난 구호기금으로 설정돼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여행, 호텔, 식당 등 각업계에 구제금융에 쓰게 된다.

◆저리 융자나 융자보증으로 지원 = 항공사 300억달러 등 일부는 되갚지 않아도 되는 그랜트 무상지원으로 쓰게 되지만 대부분은 나중에 갚아야 하는 저리 융자나 융자보증으로 지원된다. 5000억달러의 재무부 기금 중에서 1500억달러는 각주 정부와 시정부, 로컬정부 등에게 지원된다.

그다음 3670억달러는 코로나19 사태로 자의든, 강제명령에 의해서든지 문을 닫은 500인 이하 중소업체 들에게 사실상의 무상지원을 해주게 된다. 중소 사업체들은 종업원들에게 봉급을 주고 렌트비 등을 내는데 드는 경비를 연리 4%의 저리 융자를 받은 다음 그 목적대로 쓴 경우 되갚지 않고 탕감 받아 사실상 무상 지원 받게 되는 것이다.

이어 2500억달러는 미국납세자의 90% 이상에게 성인 1인당 1200달러, 자녀 1인당 500달러의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데 쓰게 된다. 그리고 2500억달러를 풀어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미 근로자들에게 1주일에 600달러씩 13주 동안 특별 실업수당을 제공하게 된다. 병원들에게는 의료장비와 물자 구입에 쓰도록 100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게 된다.

4월부터 미국납세자들은 성인 1인당 1200달러, 자녀 1인당 500달러를 받게 되고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13주 동안의 특별 실업수당을 추가로 받으며 문닫은 중소업체들은 두달치 종업원 봉급과 경비를 사실상 무상지원받을 수 있다.

첫째, 1억5600만명의 미국 납세자들 중에 90%이상이 이르면 4월 6일이나 4월 13일이 시작되는 주간에 1인당 1200달러, 부부는 2400달러, 자녀 1명당 500달러씩의 현금지원을 받게 됐다. 가장 최근인 2019년도뿐 세금보고를 한 기록을 토대로 하고 안했으면 2018 년도분 세금보고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연조정소득(AGI)이 개인 7만5000달러, 부부 15만달러 이하이면 1인당 1200달러, 부부 2400달러, 그리고 17세미만 자녀 1인당 500달러씩의 현금을 받게 된다.

연조정소득이 개인 9만9000달러, 부부 19만8000달러 이상이면 받지 못하게 되고 그사이 소득자들은 소득 100달러에 5달러씩 지원액이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개인 8만5000달러 소득이면 700달러를 받는다.

둘째,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 있는 근로자들은 실업수당을 주별로 받는 것과는 별개로 1주당 600달러씩의 특별 실업수당은 13주 동안 받게 됐다. 그럴 경우 주별로 받고 있는 일반 실업수당 1주 평균 385달러에다가 특별 수당 600달러를 합하면 1000달러를 받게 된다. 더욱이 1099로 돈을 버는 자영업자들과 프리랜서, 파트타임 근로자들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직이면 특별 실업수당은 받을 수 있게 됐다.

셋째,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진 중소 사업체들은 지금부터 거래은행과 접촉해 적어도 두달치의 종업원 봉급과 렌트비, 기타 비용을 4%의 저리 융자를 받은 후 지정된 곳에 지출했으면 원금을 탕감 받아 사실상 무상지원 받게 된다. 그 때에는 4%의 연 이자율을 적용해 쓴 기간 만큼의 이자만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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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