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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미국 현지 특별기고]

미국인 마음 사로잡을 신공공외교의 기회

등록 : 2020-03-30 12:22:38

최광철 대표 미주민주참여포럼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한국과 이란을 강타한 데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을 휩쓸고 이제는 미국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인류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이동이 제한되고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3월 29일 현재 전 세계 감염자는 72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3만4000명을 넘어섰다. 의료 선진국으로 칭찬받던 미국에서도 중국과 이탈리아를 훌쩍 넘어서는 14만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24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제는 미국이 코로나19의 제2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뉴욕주 워싱턴주 루지아나주 등 확산이 급격한 지역 병원 응급실은 코로나19 환자들로 가득 찼다. 의료진들은 산소호흡기 등 필수적 의료장비 부족만이 아니라 마스크 가운 글라스 등 기본적인 개인보호장비가 부족해 극심한 위험에 빠졌고 주지사들과 시장들은 연방정부에 긴급 의료물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3월 28일자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의 긴급 의료 물자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현장 의료진 중 49%가 보안경(Face Shield)의 재고가 없고 31%는 마스크도 거의 없다고 한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모아 현지 미국 병원으로 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다.

70년 넘는 한미동맹에서 전례 없는 일

미국이 커다란 보건 위생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전 이후 처음으로 국방물자 생산특별법을 발동해 GM등 주요기업들에 산소호흡기 등 긴급 의료물자에 대해 강제적 생산명령을 내렸다. 그동안 세계1위란 자부심에 충만했던 미국인들은 준비되지 못한 국가 방역시스템 앞에 충격에 빠져들었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전 세계 경제상황이 1929년 대공황 때보다도 어려울 것이고 미국의 실직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비관적 경제지표들을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70년이 넘는 한미동맹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우리 속담에 '콩 한쪽도 나눈다'는 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결코 빗장을 걸거나 담장을 쌓아 이웃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런 선조들의 좋은 DNA를 살려야 한다.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측면에서도 동맹국 국민들의 가슴과 마음을 사로잡는(To win the hearts and minds of people)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제대로 된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는 유족들을 마음으로 위로한다면,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면 잊을 수 없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은 진단시트 조기 개발, 전 방위적인 진단, IT기술을 활용한 효과적 자가격리 관리, 선진적인 의료기술, 투명하고 효율적인 질병관리센터 운영, 전 국민적인 호응 등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이런 경험이 세계적으로 공유되어 보건의료 공공외교 분야에서 전무후무한 '한국형 모델'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중앙정부의 지원과는 별도로 한국의 지자체들도 미국의 자매 주와 도시들이 처한 어려움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한국의 대학과 종교 및 사회단체들도 미국의 자매대학과 자매단체들에게 안부를 묻고 응원한다면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진단키트 방호복 산소호흡기 등 구체적 물품지원이 뒤따른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미국의 한인 동포들도 모두가 처한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로를 도우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의료용 마스크를 모아 현지 미국 병원으로 보내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시작했다. 미주한인 최대 비영리 유권자단체로서 그동안 평화 공공외교를 위해 힘써오던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 Korean American Public Action Committee)은 미국의료진이 닥친 곤경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의료용마스크 미국 병원 보내기 운동

지난 주말부터 미국병원으로 보내는 N95 마스크 모으기 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미국 내 전 지역의 180개 한인회, 15개 미주지역 민주평통협의회, 한인 경제단체, 교회 등 종교단체 등에 마스크 모으기 운동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미주 동포들이 마스크 재고가 있는 판매처에서 구매하거나 비상용으로 가정과 직장에 보유하고 있던 N95 및 의료용 마스크 등을 기증하면 이를 미국병원에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다.

전염병 창궐에 따른 생명의 위험에 빠진 미국인을 돕는 것은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지난 수년간 옹호하며 진행해 온 북미이산가족 상봉, 한국전 종전선언, 개성공단재개, 입양아 시민권 법안 등에 대한 활동보다도 더욱 크고 깊게 연방의원 등 주류사회를 감동시키고 미국인들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

지금은 온 인류가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는 강력한 바이러스와 전쟁 상황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이념도 국경도 지역도 세대도 상관없이 우리 모두를 전 방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 모두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고 단결해야 할 때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국과 전 세계의 긴급 요청에 대해 한국정부와 기업, 한인 동포들이 정성을 모아 도울 수 있다면 미국인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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