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맥스, 방진마스크 필터제조 역량 갖춰

휴비딕, 비접촉식 체온계 국내 첫 개발 성공

오상헬스케어, 진단키트 미국 FDA 승인획득

지난 4.15 총선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치러졌지만 확진자는 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위기관리 능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총선 당일 선거투표소 입구에서는 발열체크를 진행했다. 사람간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때 사용된 '비접촉식 체온계'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휴비딕(대표 신재호) 제품이다.

휴비딕은 2009년 국내 최초로 비접촉식 체온계 '써모파인더'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이마 밑에 흐르는 측두동맥에서 발생하는 열을 적외선으로 2초 만에 측정한다. 비접촉식 체온계는 2012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휴비딕은 러시아 의료기기업체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신재호 대표가 2002년 창업했다. 창립 후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으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축적했다. 온열저주파 자극기, 블루투스 혈압계, 전동식 콧물흡인기 등 건강관리 및 바이오센서 측정 의료기기를 잇달아 출시했다.

현재 체온·혈압·당 측정기, 고주파와 저주파 자극치료기 등을 세계 2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10여종의 의료기기와 링거 수액 등을 생산해 삼성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과 보건소 에 공급한다.

신재호 대표는 "체온계가 필요한 병원이나 학교 등에 최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수출물량은 제한하고 국내 수요에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병원에 최우선 공급" =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도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진단기술에 대해 호평 일색이다.

오상헬스케어(대표 이동현)의 진단키트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진단기술 우수성 인정은 물론 미국시장 진출길이 열린 셈이다.

3월에는 식약처 수출허가와 함께 유럽인증(CE-IVD)도 땄다. 유럽인증을 받은 후부터 현재까지 약 60개 국가로부터 수출 요청을 받아 RUO(Research Use Only, 연구용) 형태로 공급했다.

오상헬스케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3가지 유전자(RdRp Gene, E Gene, N Gene)를 모두 검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검사 시 1개 튜브만 사용해 2개의 튜브를 사용하는 일부 회사제품에 비해 편리하다.

특히 오상헬스케어의 진단키트는 현재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검사장비에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호환성이 뛰어나다.

오상헬스케어는 미국 외에도 브라질 러시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 4월까지 30개국으로부터 수주한 총물량이 1000만개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오상헬스케어는 화장품·원료사업을 영위하는 오상자이엘의 자회사다. 1996년 설립된 진단의료기기 전문회사다. 분자진단 제품을 비롯해 혈당측정기, 당화혈색소(HbA1c) 측정기, 콜레스테롤 측정기, 인플루엔자 A/B 진단, 심장진단, 간질환진단, 갑상선진단 등 진단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다.

◆초미세 물질 차단하면서 호흡도 편해 =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한때 발생한 '마스크 대란'은 'KF94'로 상징되는 국내 마스크기술을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용태 유니맥스 대표가 마스크 제조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니맥스 제공


유니맥스(대표 이용태)는 국내 마스크기술을 이끄는 선두기업으로 꼽힌다. 유니맥스는 마스크 필터 품질을 좌우하는 원료 블렌딩(혼합)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마스크 전 과정 시스템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마스크 기술력은 고효율과 저차압이 핵심이다.

고효율은 오염과 감염 제어 능력을 말한다. 필터용 부직포인 멜트블로운(MB, Melt Blown)은 전 세계적으로 0.3미크론(μM)의 입자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졌을 때 고효율로 분류된다.

저차압은 호흡과 관련 있다. 보통 필터 효율이 높아질수록 차압(내부와 외부 압력차이)도 높아져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마스크 기술력은 고효율 저차압 일 때 인정받는다. 즉 초미세 오염물질을 걸러주면서 호흡도 자유로워야 고기능성 마스크인 셈이다.

KF94를 비롯한 국산 기능성 마스크가 세계 최강의 기술로 손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중에서도 유니맥스 기술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유니맥스는 기능성 마스크는 물론 훨씬 높은 효율을 요구하는 P1, P2, P3 같은 산업용 방진 마스크를 비롯해 99% 이상의 차단효과와 시간이 지나도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 P100 마스크에 들어가는 필터제조 역량까지 보유하고 있다.

3M을 비롯해 전 세계를 통틀어 몇개 기업만 확보한 기술이다. 이 기술을 보유한 하이클래스를 의미하는 'P100 클래스'에 유니맥스도 포함돼 있다.

유니맥스는 생산력도 확보하고 있다.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 외에 중국공장에 직접 부직포기계를 설치해 필터를 제조하고 있다.

휴비딕 오상헬스케어 유니맥스는 모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다.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한 비결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있다.

'이노비즈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노비즈기업은 일반 중소기업 대비 2.5배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기업 내 부설연구소 비중은 85%에 이른다.

조홍래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장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기술혁신의 중요성이 입증됐다"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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