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먹는 '설탕대신 스테비아' 개발

콩 밀 해조류 활용, 식감까지 살린 대체육 출시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전공을 살려 미국 대형교회에서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했다. 연주자로 꿈을 이루는 듯 했다.

우연한 기회에 접한 아이스크림 사업은 인생을 바꿔 놓았다. 음악이 아닌 음식에 빠졌다. 이탈리아로 아이스크림 공부를 떠났다. 음악인에서 미국 사업가로 자리잡았다. 사업은 요거트 젤라또 스무디 등에 쓰는 천연 프리믹스로까지 넓어졌다. 45개국에 수출했다.
18일 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가 서울 영등포 본사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4년 외국인투자법인을 설립했다, 미국사업 경험을 살려 야심차게 비건(vegan)식품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생활에서 비건시장 확대를 유심히 지켜봤다. 한국 비건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첫 제품은 '남재현쉐이크'다. 쉐이크는 식사대용 간편식으로 방송에서 유명세를 탄 남재현 박사와 함께 개발했다. 이어서 '○○대신' 시리즈를 내놓았다. 설탕 밀가루 고기 등을 대체하는 식물성 건강식품이다.

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 이야기다.

"현대인 식탁은 부족함보다는 오히려 너무 과해서 문제다. 이제 식품도 건강과 지구환경에 기여해야 한다." 윤 대표의 식품철학은 비건시장과 연관돼 있다.

최근 비건족이 늘고 있다.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달걀이나 우유까지 모든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다. 채소 과일 해초 등 식물성 음식만을 고집한다.

미국 시장조사컨설팅 기관 얼아이드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비건시장은 2018년 142억달러 규모에서 2026년 314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믹스테크의 '○○대신'은 건강과 지구환경에 유해한 식품을 대체한다는 의미다. '설탕대신 스테비아' '설탕대신 자일리톨' '밀가루대신 타피오카' 등은 이미 소비자들이 찾는 건강식품이다.

'설탕대신 스테비아'는 핵심 원료가 중남미가 원산지인 다년생 식물 스테비아다. 스테비아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 천연원료는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정도 강하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스테비아에 과일 포도당을 자연발효시킨 천연 당알콜인 에리스리톨을 배합해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를 만들었다. '설탕대신 스테비아'는 180그램(g)을 다 먹어도 '0칼로리'로 당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전국 9개 대형마트에 입점했다.

열대작물인 카사바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인 타피오카를 주원료로 사용, 글루텐이 없어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밀가루대신 타피오카'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내놓았다. '고기대신 베지 치킨너겟' '고기대신 베지 떡갈비' '고기대신 비건 양념순살 후라이드' 등이다.

대체육은 콩단백질 밀단백질 유청단백질 곤약 버섯 해조류 등 100%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다. 대체육에는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이 전혀 없다. 식감도 일반 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윤 대표는 "육식섭취 증가에 따른 대량축산은 위생과 지구환경, 화학적 성장촉진제 남용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고기대신' 제품은 건강을 생각하며 지구 미래까지 생각하는 식품"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류시장 규모가 2010년 12억달러에서 2023년엔 23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대체육시장은 지난해 710만달러 규모로 초기 단계다.

지난 4월에는 '매직 김치' '매직 코리안 BBQ' 제품이 중소벤처기업부의 '브랜드 K'에 선정됐다. 매직김치'는 김치 양념 믹스파우더로 씻은 배추를 파우더와 버무리면 김치가 된다. 해외 교포나 한국 김치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쉽게 김치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브랜드 K' 선정으로 회사는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바이오믹스테크는 기존 식품을 더 좋은 식품으로 대체하는 미래 식품산업을 주도하는 전문 푸드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윤 대표는 "지켜봐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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