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의심증상자 한 달 검사

우려했던 학원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3일 3차 등교수업에 비상에 걸렸다.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에 다니는 학생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목동 일부 학원은 문을 닫았다. 학생이 다니는 양정고도 오늘부터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체제로 들어갔다. 지난달 28일에는 여의도 '연세나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월 27일에도 여의도 학원에서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강생 2명도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감염된 학원 건물의 학원강사와 수강생 3000여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원발 코로나19 감염으로 서울 강서구와 서대문구, 인천과 대구 등에서 등교수업을 미루고 있다. 5월 29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수업을 미룬 학교는 전국 8개 시도에서 830곳에 이른다. 쿠팡 물류센터 소재지인 경기 부천이 251곳, 인접 지역인 인천이 △부평구 153곳 △계양구 89곳 △서구 1곳 등 243곳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예정대로 등교수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정부 방역망으로 학교내 집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을 근거로 삼았다. 따라서 3차 등교가 이루어지는 3일 고1과 중2, 초교 3~4학년 178만명이 학교에 나간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에 한해 학생 1/3이하로 등교하도록 등교 지침을 강화했다. 수도권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특수학교 전체에 적용토록 했다. 기존에는 2/3이하를 권장했다. 비수도권은 기존처럼 2/3이하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학부모나 학생, 교사 모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등교수업을 연기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청원이 20만명을 넘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방역에만 집중하고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방역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학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한 학부모는 "학원에 대한 방역과 거리두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학부모들은 잘 모른다"며 "학교에서는 거리두기나 오전 오후 교차등교를 하고 있지만, 학원에서 감염된 학생들이 학교로 갔을 때 방역망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은 학원 방역실태를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학원 방역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방역수칙을 어기면 벌금 300만원과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게 학부모와 시민들의 반응이다. 등교개학을 할 경우 학원은 수업을 마친 오후에 영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등교수업이 미뤄진 상황에서는 오전 9시 전부터 종일반 학원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학원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방역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학원발 코로나 감염자가 나오자 학교를 비롯한 교육계는 학원을 비롯한 사회방역망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5월 31일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과 화상 대책회의를 열었다.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한 달간 신속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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