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등 인터넷 거래 등 경로 다변화

대마오일·젤리·쿠키 등 신종마약 급증

지난해 마약사범 1만6천여명 역대 최다

국내 마약사범이 지난해 급증했다. 2019년 한 해 검찰이 적발한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인 1만6044명이었다. 검찰이 마약 범죄에 관한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왜 이렇게 마약사범이 급증할까.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부장 심재철 검사장)가 31일 발간한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018년(1만2613명)에 비해 27.2% 증가했다. 마약 공급(밀조·밀수·밀매) 사범은 4225명으로 전년(3292명) 대비 28.3% 증가했다.

◆손쉽게 마약류 거래 = 이렇게 마약사범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검찰은 우선 인터넷·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누구든지 손쉽게 마약류를 거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다크웹에 마약판매사이트가 개설돼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에 이용된 다크웹 사이트가 마약범죄에도 이용된 것이다.

이들 사이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 메시지나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마약류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 판매상은 제3자가 열람 불가능한 보안 메시지를 이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다크웹 운영자는 판매상과 매수자간 마약류 매매 시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제공해 수수료(약 10% 내외)를 받았다"며 "특히 다크웹 운영자는 판매상들의 수익보장과 과다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마약류 최저 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한국형 다크웹 시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다크웹을 통한 대마 판매시 고수익이 보장(1g에 약 10만원)돼, 주거지 및 창고 등 은밀한 곳에서 대마를 재배, 유통하는 마약사범이 증가했다.

◆신종 마약류 지속 증가 = 마약사범 증가세는 '대마 쿠키' 등 신종마약류의 급증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압수량이 362㎏으로 전년(415㎏)보다 줄어든 가운데 신종마약류는 48.2㎏에서 82.7㎏으로 증가했다. 신종마약류 중 대마오일, 대마카트리지, 대마젤리, 대마쿠키 등 대마계 제품류 등의 압수량이 61.9㎏으로 전년 대비 167% 폭증했다.

이런 신종마약류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 비해 환각 효과가 강한데다가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젊은층과 외국인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급증한 것도 마약사범 급증의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2018년 143명이었으나 지난해 239명으로 67.1%나 증가했다. 검찰은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청소년들이 마약류 판매 인터넷광고에 쉽게 노출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마약조직 개입도 원인 = 국제마약조직의 개입도 늘어나 외국인 마약류사범도 처음 1000명을 넘어서 1529명을 기록했다. 국적별로 태국(551명), 중국(431명), 미국(111명) 순이다.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는 대만, 말레이시아 등 국제 조직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이 때문에 압수된 마약류가 2015년 97.7kg에서 지난해 361.9kg로 370% 폭증했다.

밀수 경로도 2017~ 2018년 대만에서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 등으로, 국내 밀반입 공항도 인천공항에서 김포·부산·제주공항 등으로 다변화됐다. 검찰은 외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중대 공급 사범에 단속역량을 집중해 공급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해 '국제마약 조직 추적 수사팀'을 신설했고 해외 사정당국과의 국제 공조수사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또 범죄 동기의 원천 차단을 위해 마약류 범죄수익금의 환수를 철저히 하고, 마약 수요 감축을 위해 치료 재활을 확대하고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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