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요기업들 대졸채용계획 보니

이과는 9.0% 늘고, 문과는 3.3% 줄여

올해 대졸취업률 98.0%로 역대 최고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대학을 졸업하는 취업대기자 거의 전부가 채용되는 일본에서도 문과 출신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 2021년 대졸 채용계획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과 출신은 올해보다 채용을 더 늘릴 계획지만, 문과 출신은 줄일 방침이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중심으로 내년도 대졸 채용계획을 확정한 1587개 기업의 세부적인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공계열은 모두 3만2192명으로 올해보다 9.0% 늘려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문과계열은 2만501명으로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3.3% 줄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문과계열 채용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4.1% 늘어난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G 등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이공계열 출신 전문인력의 확보가 눈에 두드러진다"면서 "상대적으로 문과계열의 채용은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 부품생산 업체인 '롬'은 올해보다 인력을 15.7%를 늘려 125명을 뽑는 데, 이 가운데 70%가 넘은 92명을 이공계 출신으로 채울 예정이다.

이 신문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의학계열 및 예체능계열 등 전체 대졸자 채용계획은 총 10만8116명으로 올해보다 2.6% 늘려서 뽑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대졸 채용증가율이 전년보다 7.5% 늘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최근 10년 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주요 업종별 채용도 차이가 났다. 조사대상 43개 업종 가운데 21개 업종이 올해보다 채용인원을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종은 완성차업체가 1.7% 줄이고, 부품업체는 14.4% 줄어든다. 전체 자동차업종의 채용인원은 올해보다 7.6%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신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업계와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신규채용도 8.5%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업종은 18.2% 줄일 계획이다. 특히 일본제철은 34.5% 줄인다. 보험업계도 9.9%를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판매 등이 급증하면서 택배업계를 비롯해 육상운송분야는 38.1%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후쿠야마통운은 그룹차원에서 올해보다 70% 이상 인력을 더 뽑을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마루와운수그룹은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인력 확보에 힘을 기울일 때"라면서 90% 이상 채용을 늘려 내년에는 520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전자업계도 10.7% 늘린다.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는 SUMCO는 올해보다 42.9% 늘려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고, 반도체 메모리 제조업체인 옛 도시바메모리인 '키오쿠시아'도 13.5% 늘려서 뽑는다.

한편 올해 일본의 대졸 취업률은 4월 현재 98.0%로 지난해보다 0.4%늘어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코로나19의 확산이후 일부 기업에서 합격을 취소하는 등의 움직임도 있지만, 이미 지난해에 기업들이 채용을 결정한 것이어서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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