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거여 책임있게 운영" 7일 출마선언 예고

김부겸 "다음주 발표" … 우원식 홍영표도 공식화

답하는 김부겸 |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향한 경쟁이 본격화 됐다. 출마선언을 미뤄온 유력주자들이 다음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고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낙연 김부겸 등 차기 대선주자가 전면에 나서면서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시나리오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쟁이어서 복잡한 구도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대 여당의 독주 논란이 있는 가운데 공수처·부동산·남북관계 등 휘발성 높은 이슈가 부각된 상황에서 진행돼 유력주자의 리더십 평가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가적 위기에 책임있게 대처" = 대표 출마와 관련해 공개적 언급을 피했던 이낙연 전 총리가 선수를 쳤다. 가장 유력한 주자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출마를 결심한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1일 국회에서 전대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7일쯤 거취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국가적 위기에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또 초유의 거대 여당을 책임 있게 운영하는 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 중도 사퇴'라는 꼬리표를 집권세력의 책임있는 정치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규정으로 8월에 당선된 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선 내년 3월 사퇴해야 한다.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당선되면 2년 임기를 완수하겠다"며 이 전 총리의 중도사퇴 불가피론과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의총 참석 우원식 |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이 전 총리 입장에선 당선 후 중도 사퇴에 따른 비판보다 '집권당 책임 운영'이 얻는 정치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세론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총리의 측근인사는 "(이낙연은) 문재인정부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총선에 출마했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책임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여당을 이끌며 정부와 손발을 맞추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후보 사무실로 사용했던 여의도 한 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

◆대선주자 합종연횡 가능성도 = 이 전 총리가 출마시점을 공식화 하면서 김부겸 우원식 홍영표 등 경쟁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1일 "다음주에는 (출마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임기 2년 완수'에 이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당 운영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후원회장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세웠다. 대선주자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비쳤던 우원식 홍영표 의원도 전대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우, 홍 의원은 "당권 경쟁이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대권주자들의 전대 불출마를 요청했다.

발언하는 이낙연 |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일 '민주사법개혁 연속세미나, 검찰개혁 입법과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대표 임기 완수'를 매개로 이낙연 전 총리를 제외한 3인간의 연대설이 제기됐으나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민주당은 22일부터 후보 등록을 받아 등록후보가 4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압축하는 경선룰을 적용한다. 홍영표 의원은 "최근 지역을 돌면서 당내 인사들과 당 운영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다른 분들의 출마여부와 무관하게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밝히고 당원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민주당내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선택이 후보간 합종연횡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정세균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과 가까운 인사들의 선택을 주목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선택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실제 1기 청와대 참모출신 들은 특정 당권주자 캠프에 참여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참석 홍영표 |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정책이슈에 리더십 평가받는 계기 = 예년 같으면 7~8월 '정치 하한기'에 치러지는 전당대회지만 올해는 여야간의 대치는 물론 파급력 높은 정책이슈가 전면화된 시점에서 치러지는 선거로 변동성이 크다는 평가다. 사상 초유의 거대 여당으로 출발했지만 야권과의 관계는 '여당 독식 논란' 등으로 전에 없이 각이 서 있다.

여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공수처 출범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여기에 부동산, 정규직화 등 파급력 큰 민생현안이 여론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소강상태라고 하지만 남북관계의 변화가 가져올 변동성도 무시할 수 없는 이슈다. 통일부장관이나 청와대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또다른 논란으로 증폭될 수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지금 여당 상황은 숨어있던 인물이 갑자기 등장해 지지를 받기는 힘든 구도"라며 "지지층이 8월 전대를 정권재창출을 위한 가교로 본다면 경선에 나선 인사들이 현안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평가를 받는 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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