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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익산시 부실 관리감독 책임 있어"

감사원 실태 감사보고서 … 주민들 호소에도 8년간 점검 2차례 뿐

등록 : 2020-08-07 11:18:21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뒤엔 익산시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장점마을에선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생긴 뒤 주민 수십명이 암에 걸렸고 사망했다. 장점마을 주민과 암 사망자의 상속인, 암 투병 주민 등은 지난달 전라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 전북도·익산시 상대 170억원대 소송│집단 암 발병이 확인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전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70억원대의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는 6월 1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을 대리해 민사조정신청을 제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감사원은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생 사건 관련 지도·감독 실태' 감사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 지난해 4월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암 집단 발병과 관련해 익산시가 관리 책임을 다했는지 살펴본 결과다. 감사원에 따르면 익산시는 2009년 5월 사용이 금지된 주정박(술 생산후 나온 곡물 찌꺼기) 등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쓰겠다는 금강농산의 신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수리했다. 담당 직원 A씨가 주정박 등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쓸 수 있는지 비료 담당부서에 확인하지 않고 신고서를 수리해 오염물질 발생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감사원 지적이다. 감사원은 A씨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가 끝났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해당 비위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의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었다. 금강농산이 퇴비로 사용해야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 배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발암물질)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발암물질)가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환경부는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주민 99명 중 22명(23건, 국립암센터 등록기준)에게 암이 발생했고 이 중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31명이 암에 걸렸다는 주장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부실 점검·지도 사례도 다수 밝혀졌다. 익산시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등에 관한 통합지도·점검 규정'에 따라 금강농산을 연 2회 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반입한 2009∼2016년의 기간동안 점검은 2번밖에 하지 않았다. 제대로 점검을 했다면 불법 유기질 비료 생산 사실을 보다 빨리 밝혀낼 수도 있었다. 감사원은 "금강농산은 동일 건물 내에 퇴비와 유기질비료 생산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고 전분박과 당박을 퇴비 뿐 아니라 유기질비료의 원료로도 사용했다"며 "생산기간이 짧고 판매가격이 높은 유기질비료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퇴비 원료인 다른 식물성 폐기물도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익산시는 평소 면밀히 점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익산시는 비료공장이 주민 암 발생과 관련됐다는 보도들이 나오고서야 금강농산 조사에 들어갔지만 지붕에 설치된 대기 배출관은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지만 원인분석 없이 형식적 점검에만 그쳤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익산시청 관계자는 7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6일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보 받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주 안으로 공무원 징계조치를 포함한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익산시는 환경부 조사결과 발표 이후 유사업체 사업장 10곳을 지정해 지도점검을 통해 3곳을 폐쇄 조치 했다. 또 금강농산측이 제출한 재활용 신고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 공무원에 대한 처분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본 후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김아영 이명환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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