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육상풍력 45% 수주

2017년 영업익 730억원

올해는 1500억원 넘을 듯

올해 코오롱글로벌이 진면목을 드러냈다. 주택건설업계에서 이목을 끌지 못했던 코오롱글로벌은 코로나19 확산과 그린뉴딜 정책으로 건설업계 주목받는 강자가 됐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하고 운영 중인 경주풍력단지. 사진 코오롱글로벌 제공


28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수주한 강원 태백 가덕산 풍력2단지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연계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덕산 풍력2단지는 21MW 발전용량을 갖춘 풍력단지로 사업비 660억원이 투입된다. 이중 코오롱글로벌이 수주한 금액은 471억원이다. 단일 사업자금으로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이번 수주로 풍력발전사업에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상업운전 중인 경주 풍력발전과 태백 가덕산 풍력1단지, 하반기 착공하는 태백 하사미 풍력단지, 2분기 착공한 양양 풍력단지 등을 포함해 모두 5곳의 풍력단지를 계약했다. 올해 신규 인허가를 받은 국내 육상 풍력단지의 45%를 수주한 것이다.

발전용량으로 보면 태백 가덕산 1·2단지 64.2MW, 양양 만월산 42MW, 태백 하사미 16.8MW 등 총 123MW을 수주해 2018년 이후 육상 풍력 신규 인허가 물량의 25%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풍력발전 시공 뿐 아니라 운영에도 직접 참여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현재 운영 중인 경주 풍력발전 1·2단지에는 35억원을 투자해 연간 6억원의 배당수익을 받고 있다. 올해말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태백 가덕산 1단지에서도 내년부터 배당수익을 낼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 운영에 참여해 2025년까지 연간 100억원, 2030년에는 연 2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며 회사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풍력발전 성장은 코오롱글로벌 실적도 견인했다. 영업이익이 △2017년 730억원 △2018년 770억원 △2019년에는 126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영업이익은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태양광·풍력 설비 계획을 2025년 29.9GW에서 42.7GW로 확대하면서 해당 사업 인허가 과정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풍력부문 실적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코로나19 확산도 코오롱글로벌에게 기회다. 코오롱글로벌은 모듈러 건축 기술이 미래 건설시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 올해 6월 코오롱모듈러스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코오롱그룹은 모듈러 자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서울대병원 문경 치료센터에 음압병동을 기부했고, 현재 국립중앙의료원과 30병상 규모의 3층짜리 모듈형 음압병동 공급계약을 체결해 완공 단계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음압병동 병실수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코오롱글로벌의 모듈러 기술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코오롱글로벌은 전통적인 주택 건설시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 코오롱글로벌의 주택 수주잔고는 70%대이고, 자체 사업보다는 주택 정비사업 단순 도급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주택경기 하락에 따른 리스크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풍력발전단지 건설은 사업인허가를 위해 최소 10년 이상 준비 과정이 필요한데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기간이 상당히 짧아질 전망"이라며 "11건의 풍력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고, 이중 3건을 곧 수주할 예정이어서 내년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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