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 4월 총선 직후 수준으로 돌아가

차기주자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주자 '극도의 부진'

차기대선 '여 후보 당선' 44% '야 후보 당선' 39%

제1야당 국민의힘이 좀처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는 악재가 쏟아지고 야권에게는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인 국정감사까지 시작됐지만 '야당의 시간'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3주만에 재개한 정례여론조사(10월 13∼15일, 1001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3주전보다 1%p 상승한 38%를 기록했다. 인천경기(44%)와 광주전라(60%)에서 강세였다.
원내회의 발언하는 주호영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국민의힘은 3주전보다 3%p 하락한 18%를 기록했다. 인천경기(15%) 광주전라(1%) 20대(8%) 30대(14%) 40대(9%) 사무관리직(12%) 학생층(8%) 중도성향층(14%) 진보층(2%)에서 유독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4월 총선 직전 지지층 결집에 힘입어 25%까지 기록했지만 총선에서 참패한 뒤 17%(5월 첫째주)까지 떨어졌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고 8월 부동산 대란의 반사이익을 얻어 27%(8월 둘째주)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면서 총선 직후상황으로 돌아갔다.

국민의힘의 침체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0%) 이낙연 민주당 대표(1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 윤석열 검찰총장(3%) 홍준표 의원(2%) 원희룡 제주지사(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차기대선 주자 순위에 이름을 올린건 원 제주지사가 유일했다. 그나마 지지율이 1%에 그쳤다. 국민의힘 차기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순위에도 끼지 못했다.

차기 대선 전망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나타났다. 차기 대선에서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후보가 당선되는게 좋다'는 응답이 44%로 나타났다. '현 정권 교체 위해 야당후보가 당선되는게 좋다'는 39%에 그쳤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침체는 최근 정국상황에 비춰 '이례적인 상황'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국의 이슈는 부동산 급등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병역논란, 공무원 북한 총살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이었다. 어느모로 보나 여권에 불리한 이슈였다. 더욱이 야당에게는 여권의 약점을 파헤칠 수 있는 국정감사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시간'을 만끽하기는커녕 과거의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체제'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은 2017년 탄핵사태를 초래한 제1야당에게 '완전한 탈바꿈'을 요구하는데 '김종인 비대위체제'는 '부분혁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직 중진의원은 "여론은 국민의힘이 과거 탄핵세력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느낀다"며 "지지를 보내야할 이유는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 부진의 반사이익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누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30%대 후반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민의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이번 조사에서 47%를 기록했다. 3주전보다 긍정평가가 3%p 상승한 것이다. 부정평가(42%)를 앞질렀다. 긍정평가의 이유로는 '코로나19 대처'가 가장 많이 꼽혔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부동산정책'이 가장 많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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