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재정확대가 첫 과제 ··· 공화당 주도 상원과 협상력 주목

바이든 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옐런 전 의장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옐런 전 의장이 2019년 8월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발언하는 모습. 워싱턴 AP=연합뉴스


미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이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차기 행정부 재무장관에 낙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옐런 내정자가 상원의 인준을 통과한다면, 미 건국 이래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그는 첫 여성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첫 여성 연준의장을 지냈다. 노동경제학자로서 실업의 원인과 메커니즘, 파급력 등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옐런 내정자가 맞닥뜨릴 첫 과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 탈출이다. 미 경제는 올해 2분기 마이너스 31.4%로 급락했다가 3분기 33.1%로 반등했지만 4분기 3% 이하로 낮아졌다 내년 1분기 다시 마이너스 1%로 후퇴하는 ‘더블딥’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침체 회복의 수단은 재정지출 확대다. 하지만 상원의 주도권을 공화당이 가져갈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옐런의 정치력이 그에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NYT는 “독립성을 강조하는 연준과 달리 재무장관은 공화당 주도의 상원과 협상하기 위해 보다 정치적 색채를 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옐런 내정자는 지난 9월 28일 WSJ 인터뷰에서 “실업사태에 대처하고 중소기업을 살리는 과정에서 의회가 더 많은 재정지출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경제회복은 불균등하고 활기를 잃을 것”이라며 “미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미 경제는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세제정책이나 패니매·프레디맥 등이 안고 있는 막대한 주택담보대출, 미국채 시장의 회복탄력성 등 굵직한 사안의 결정에도 관여해야 한다.

재무장관으로서의 행보를 점칠 수 있는 과거 발언들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옐런 내정자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처할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탄소세”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올해 1월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중대한 국가안보 파급력을 가진 신기술을 놓고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전 세계를 양분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규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 법안이 기업들의 급증하는 부채로 금융시스템에 광범위한 리스크를 주는 것을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한편 시장은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낙점 소식을 반겼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200p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다 옐런의 낙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확대해 327.79p(1.12%) 오른 2만9591.27로 마감했다.

김은광 기자·워싱턴=한면택 특파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