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보낸뒤 만남 요구 등

청소년 54.9% 실제 응답해

청소년 10명중 3명은 온라인에서 만난 익명의 상대를 오프라인 상의 친구만큼 우정이나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신체나 성적인 내용의 영상물을 누군가에게 보낸 뒤 '직접 만나자' 등의 요구를 받은 경우가 많은 것은 물론 실제로 응한 비율도 높아 문제가 심각했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또래문화를 통해 본 청소년의 성평등의식과 태도 연구 Ⅰ'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하여 성적인 사진·동영상을 주고 받거나 변형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남녀 모두 각각 8.0%였다. 자신의 신체나 성적인 내용의 영상물을 누군가에 보낸 뒤 발생한 상황으로는 남녀 청소년 모두 '직접 만나자고 했다'(각각 15.3%, 22.3%·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게다가 상대방의 요구나 요청에 실제로 응한 비율이 54.9%에 달했다. 여성 청소년은 '개인정보(전화번호, 주민번호, 소셜미디어(SNS) 아이디 등)를 요구했다'는 비율이 17.9%로 남성 청소년 4.8% 보다 월등히 높았다. 허락없이 유포된 경험도 5.3%로 남성 청소년(3.8%)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초·중·고등학생 8921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성차별적이거나 혐오적 표현을 듣거나 목격한 경험은 남성 청소년 34.2%, 여성 청소년 34.6%로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음란물을 보게 된 계기는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41.8% △인터넷 창의 팝업 25.2% △인터넷 홍보/게시글 12.1% 등 인터넷을 하다가 보게 되는 경우가 7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구가 보는 것을 같이 봄 24.1% △친구가 보내줌 6.5% 등으로 또래문화 참여에 의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여정연은 보고서를 통해 "청소년들이 인터넷 서치 중에 의도하지 않게 음란물을 접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인터넷 환경 자체가 청소년 음란물 접속이 가능한 환경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래 관계에 SNS가 미치는 영향은 남성 청소년보다 여성 청소년에게 많았다. 카톡 SNS 게임 등을 하지 않으면 친구관계에서 소외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청소년은 남성 18.9%, 여성 28.3%였다. 온라인상에서 친구 수를 늘리거나 친구 수가 자신의 인기를 말해주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응답 비율도 여성 청소년(각각 10.5%, 13.2%)이 남성 청소년(각각 9.2%, 8.1%)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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