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종 한국소공인학회 회장

‘호미의 기적’을 기억하는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원예용품 톱10’을 달성한 55년 호미 장인 영주대장간 석노기 대표 얘기다. 대한민국 소공인, 아니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쾌거다.

소공인이란 작은 규모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개인 또는 기업이며 기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수 기준으로 10인 미만의 업체를 말한다. 소공인은 높은 노동집약, 고도의 숙련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제조업의 모세혈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의 첨병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 맞게 변신해야

얼마 전까지 소상공인이라는 영역 안에 소공인을 위한 지원이 있었으나 현재는 뿌리산업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전문 소공인을 위한 지원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소공인은 국내제조업의 83.9%, 국내제조업 종사자의 28.9%를 차지한다. 타 업종과 비교하면 생존율과 고용유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소공인특화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15년 소공인 특별법 시행, 2017년 제1차 소공인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공동기반시설 복합지원센터 등 인프라 구축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원에서는 소공인 제품의 홍보 및 인증획득을 지원한다. 2020년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제품공정 개선 사업인 스마트공방 기술보급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사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소공인들의 산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사업자들 또한 고령화 추세다. 더욱이 소공인 사업 대부분이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젊은이들이 소수에 불과하다.

4차산업혁명시대, 과거의 영광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특유의 숙련기술에 의존하는 소공인들에게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4차산업혁명시대 IoT와 AI 신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판을 하나 자르더라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젊고 유능한 인재를 유인하고 육성할 수 있다.

둘째,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 SNS 등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가 시장의 요구를 창출해야 한다. 아마존을 뚫은 석노기 대표 사례는 모든 소공인들의 본보기다. 셋째, 주변의 지원기관과 전문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술카르텔을 형성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장인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컨트롤타워 구축해 제2의 기적을

정부 정책 책임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제언한다. 첫째, 소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단체의 실적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능력에 맞게 차등지원해야 한다. 현장중심 평가를 도입하고 소공인과 주변 지원센터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소공인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기술경쟁을 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전국의 소공인들이 네트워크로 엮이게 되고 정보를 공유하 할수 있는 SNS 한마당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소공인 지원정책의 효율 관리를 위한 부서가 존재해야 한다. 지원센터 소공인학회 등 민간 전문가, 그리고 중앙관리부처가 일체가 돼 소공인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내에 소공인을 위한 지원부서를 신설해야 한다. 소공인 컨트롤타워 구축으로 제2, 제3의 호미의 기적을 또다시 만들어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