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합당 지지부진

'관리형' 당 대표론 무게

서병수 "탄핵 잘못됐다"

리더십 공백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통합·개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광주 당원 간담회를 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한 광주 국민의당 당심이 분수령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안 대표는 16일부터 전국을 돌며 통합에 대한 각 지역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러나 조기 합당에 대한 기대는 식은 상태다. 국민의당의 신중한 행보에 '시간끌기' 의도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앞서 국민의힘은 16일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이 통합에 찬성, 절차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21일 이후에도 국민의당에서 이렇다 할 의사표현이 없으면 자체 전당대회를 먼저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시동을 걸었던 당내 개혁도 쉽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뽑힐 당대표의 역할이 당 개혁보다 대선주자 경선 관리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서다.

만에 하나 '초선 당대표'가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진다면 개혁 드라이브가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진급 대표가 선출될 경우에는 차기 대선후보에게 개혁의 주도권을 '바통터치'하는 흐름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개인기로 넓혀둔 외연을 스스로 좁히는 모습이다.

최근 '세대교체'론을 펴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던 서병수 의원이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탄핵사과'가 무색해졌다. 서 의원은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20일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되어 징역·벌금에 추징금을 낼 정도의 범죄를 저질렀는지,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괴롭히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진의원 그룹 저변의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엉뚱하게 돌출된 것 아닌가 싶다"며 "대선을 앞두고 개혁은커녕 자충수가 반복되면 여당과 '못난이 경쟁'을 하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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