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발생 감소율만큼 손해율 개선 효과 안 나타나

올해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전년보다 늘듯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으로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감소했지만 건당 수리비 청구금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보험개발원이 낸 자동차수리비온라인서비스시스템(AOS)을 통한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0년 AOS를 통해 청구된 정비업체의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2019년 321만1739건에서 2020년 285만1953건으로 전년대비 11.2% 감소했다.

반면 1건당 평균 수리비 청구액은 2019년 3만499원에서 2020년 3만952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수리 청구건수 감소는 코로나19 확산 및 정부의 거리두기 시행 이후 재택근무 증가, 여행 및 외출 자제 등 자동차 이용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차량의 고급화, 수용성 도료 전환, 시간당 공임 인상 등으로 매년 수리 원가가 크게 상승되면서 1건당 평균 수리비 청구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7.4% 증가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사고발생 감소율만큼 손해율 개선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2020년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3%로 전년보다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적정 수준(78%)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2차 유행 시점(2020년 10월)까지 확진자수 변동에 따라 수리비 청구지수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3차 유행 이후 2020년 12월 확진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수리비 청구지수는 둔감하게 나타났다.

'수리비 청구 지수'란 코로나19 확산 이후 월별 AOS 수리비 청구건수를 코로나19 확산 전 3년간 동월 평균 건수로 나누어 백분위 값으로 나타낸 값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실시된 2020년 3월 수리비 청구지수는 80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었고 2020년 6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자 수리비 청구지수가 95로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12월 일평균 확진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수리비 청구지수는 오히려 90까지 증가했고 2021년 1월에서야 뒤늦게 감소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확진자수 변동에 따른 수리비 청구건수의 민감도가 저하되는 동시에, 코로나 백신 접종의 확산 이후 자동차 운행이 증가할 수 있어 2021년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2020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첨단안전장치 보급 확대, 수용성 도료 전환율 증가 및 최근 정비업계의 시간당 공임 인상 요구 등 수리비 원가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손해율 개선 효과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