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산업 적극 지원하면서 대규모 투자 이어져

양적 성장 빠르지만 아직은 미국 한국 대만과 기술격차 커

중국이 올해 일본을 제치고 대만 한국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생산국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중국의 기술 매체 지웨이왕에 따르면 반도체 분석 기관 세미다이제스트(SemiDigest)는 최근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 동향을 조망한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 능력에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반도체 투자를 빠르게 늘려감에 따라 일본과 중국의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반도체 웨이퍼 생산 능력 비율은 대만이 21.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한국(20.4%), 일본(15.8%), 중국(15.3%)의 순이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유럽연합(EU)을, 2019년 북미 지역을 각각 추월하며 순위를 계속 높였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 순위가 계속 높아지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미중 신냉전 과정에서 반도체는 중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중국은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도 대부분 한국과 미국 등에서 수입한다.

미국 정부 제재로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은 반도체 분야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제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매우 빠른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기술 수준은 여전히 미국 한국 대만과 격차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수준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파운드리사 SMIC의 경우 최근 미세 공정의 문턱으로 여겨지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주력 제품은 아직 55㎚ 이상의 '성숙 공정' 제품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사정은 더욱 어렵다. 자회사 YMTC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양산 중인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 칭화유니는 거대 부채 문제로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고성수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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