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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공정도시 서울' 균형발전이 답이다│왜 균형발전인가?]

자치구 재산세, 강북구 300억·강남구 6568억

강남북 격차, 2010년 16배 → 2020년 22배

재난지원금 대상자 비율, 최대 2배 차이

"공정과 상생도시, 균형발전 앞세워야"

등록 : 2021-09-23 12:13:26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오세훈 시장이 최근 발표한 서울시 대표 슬로건이다. 오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당시부터 취임 이후 줄곧 '공정과 상생'을 서울의 최우선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정과 상생의 도시로 도약하는 지름길이자 이를 가늠할 가장 중요한 척도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북 격차로 표현되는 서울 내 불균형 지수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한 5차 재난지원금 수령자의 자치구별 대상자 비율이 대표적이다. 소득 하위 88%를 대상으로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 대상자 비율이 자치구별 최대 2배까지 차이가 났다. 수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 금천구는 전체 주민의 89.0%가 재난지원금을 받는데 비해 강남구는 이의 절반에 가까운 45.2%로 나타났다.

특정 자치구가 아닌 지역적 경향이 드러났다.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의 재난지원금 수령자 비율(평균 50.8%)과 가장 낮은 지역(금천구·강북구·중랑구. 평균 88.4%) 간 격차가 37.6%p에 달했다.

자치구 간 재산세 격차도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2010년 강북구의 재산세 수입은 206억원, 강남구는 3436억원이었다. 10년 전 16.7배이던 두 자치구 간 재산세 격차는 2020년 22배(강북구 300억원·강남구 6568억원)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서울시 정책에서 균형발전 순위가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오 시장이 직접 발표한 '서울 비전2030'의 대표 슬로건은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이었다. 4가지 핵심 과제로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국제도시경쟁력 강화 △안전한 도시환경 구현 △멋과 감성으로 품격 제고를 제시했다. 서울을 안에서부터 곪게 만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고민은 등장하지 않았다.

오 시장도 균형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취임 후 강남북 균형발전을 주택공급, 도시경쟁력 강화, 청년 지원 등과 함께 시정 핵심과제로 제시했고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도시재생본부와 지역발전본부를 묶어 균형발전본부를 신설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처한 상황은 '균형발전' 같은 중장기 아젠더가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일주일 안에, 철폐하겠다던 주택공급 규제는 널뛰는 집값, 정부와 불협화음 탓에 기약이 없다.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는 조직개편, 추경예산 등을 놓고 건건이 충돌하고 있다. 설상가상 델타변이가 촉발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서울의 확진자 수는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임기 1년 중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재선을 보장할 확실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탓에 균형발전같은 장기 과제는 뒤로 밀렸다.

균형발전 우선전략이 오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성추행 사건으로 평가가 유보된 상태이나 전임 박원순 시장이 최초의 서울시장 3선에 오른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3선 당선의 배경에 불공정 해소, 서울 곳곳의 고른 발전을 추진한 균형발전 전략이 숨어 있다는 얘기다. 강남 몰표가 아닌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강북 등 낙후지역 표심이 정권이 바뀌는 와중에도 그를 3번이나 서울시장으로 만들어 준 핵심 동력이란 분석이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균형은 수평을 맞추는 것이 아닌 최고 성과와 최저 성과, 평균 성과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며 "격차 문제가 심해지고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지역, 특정 집단에 쏠리면 사회갈등이 심해져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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