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체계 미흡 … '땜질식 대책' 벗어나야"

세이브더칠드런, 아동학대 사건 기록저장소 구축

2014년은 아동 관련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처음으로 아동학대사망사건을 들여다보고 진상조사보고서를 낸 해다. 바로 전년에 울주에서 일어난 8살 아동 사망사건에 대해 관련 기관과 개인을 조사해 발표한 '이서현 보고서' 이후 정부(보건복지부)는 종합대책에 보고서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8년간 변화가 있었을까.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아동학대 관련 내용을 모은 기록저장소(아카이브)를 보면 아이들의 죽음은 반복됐지만 돌보는 손길은 여전히 부족했다.

아카이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217명의 아이들이 아동학대로 숨졌다. 2014년 사망 아동은 14명이었지만 2020년 사망 아동은 43명으로 사망 아동 수는 매년 증가세다.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더 많이 늘고 있다. 2020년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3만905건으로 2014년(1만27건)의 3배 이상이었다.

그렇지만 돌보는 손길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664명 배치를 약속했지만 7월 현재까지 482명만 배치됐다.

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관도 부족하다. 전국의 기초지자체는 229개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은 71개, 학대가정에서 분리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쉼터는 전국에 76개뿐이다.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증가추세지만 학대피해아동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피해 아동 1명에게 돌아가는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2015년에 1명당 12만9000원이 쓰였다면 올해는 6만3000원으로 절반이 줄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에 대해 "최소 5만원인 심리 상담을 한 번 받으면 끝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보호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면서 "땜질식 대책의 쳇바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학대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을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