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18일

새 생명의 뿌리, 40X40cm, 2010

이민주 작가는 '영원한 공명(共鳴)-母'란 주제로 갤러리 내일에서 5일부터 18일까지 56회 개인전을 갖는다. 이 작가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 졸업 후 버몬트 스튜디오(미국), 창동스튜디오(한국), 스탠드스튜디오(네덜란드) 입주작가로 활동한 후 국내외 비엔날레를 비롯한 미술관에서 600여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개인전은 2001년 '아버지를 통한 나의 아니무스를 찾아서' 이후 20년만이다.

당시 안영길(동양미학) 박사는 월간 미술세계에서 "이민주는 늘 깨어있는 작가"라면서 "정직성이 이민주 작품을 대한 첫 인상"이라고 밝혔다. 이 작가의 정직성은 진지하게 살아 숨 쉬는 삶과 의식의 터널을 슬기롭게 통과하며 체득한 개인사적 산물로 평가된다. 끊임없는 자기응시와 존재확인을 통해 자기의 정체성, 즉 삶과 의식 속에서 펄떡펄떡 솟구치는 생명력을 찾아 나선 이 작가는 나 자신의 충실한 표현만이 정직성에 다가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는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에 대한 명상을 통한 나 자신의 발견'이라는 내용을 담은 4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 작가는 어머니이며 할머니로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위해 행해야 하는 수행의 과정을 말한다. 어머니에 대한 명상은 물에 비친 생명의 모습들로, 우주와 같은 원 속에 비친 상징적 형상으로도 표현된다. 또 어머니를 상징하는 대지가 나무를 자라게도 할 수 있지만 썩게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고 있다. 부드럽지만 강하고 약하지만 치열하며 편안한 보금자리 같으면서도 생명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동물이나 나무와 같은 강퍅한 어머니의 이미지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평론가 쟝 루이 뿌아떼뱅의 평론에서 보듯 이 작가의 작품에 존재하는 예술의 힘은 무한한 붓질의 단련으로부터 온다. 그의 붓질 속에는 정신과 혼이 들어있다. 동양 전통 속에서의 '기운생동'이 바로 미의 완성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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