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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국회내 성희롱·폭언·차별 등 '갑질' 전수조사한다

대대적인 실태 파악 예정 … 내년 '존중지수' 도입 검토키로

연구용역보고서 "직간접적 괴롭힘 확인 … 문제제기 어려워"

비실명 게시판에 '갑질'사례 쏟아져 … 사무처 "문제의식 인지"

등록 : 2021-12-03 11:19:39

보좌관의 행정비서에 대한 폭언 등 직장내 괴롭힘과 국회의원의 방관이 수면 위로 떠올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사무처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국회 윤리위는 2019년 국회의원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 국회 사무처는 직장내 괴롭힘, 성폭력 등 잘못된 관행을 포착, 국회 존중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존중지수'를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2022년도 예산안 본회의 통과│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3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서강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위원 장재윤 교수)은 '국회 존중문화 구축을 위한 설문지 개발 및 설문 DATA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방안' 연구용역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국회 내부 관계자 11명을 대상으로 각 3차례에 걸쳐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와 온라인 텍스트 자료를 분석했다.

그러고는 "조직의 특성 상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 강요된 업무 지시 등의 경혐 및 목격이 나타났고, 개인 관련으로는 폭행, 폭언, 성희롱, 차별적 발언 등과 같은 직접적 괴롭힘과 부서내 따돌림 등의 간접적 괴롭힘이 나타났다"고 했다. 원인으로는 "선거 전후, 정권 교체 시기에 몰리는 업무 부하 및 일관되지 않은 업무 처리(규칙에 어긋난 지시 등)로 인한 과도한 인지적 요구 등을 들 수 있고, 조직문화 요인으로는 일방적 업무 하달 방식과 이를 당연시 하는 인식, 관행과 관례를 따르는 순응적 문화, 강한 권력 불균형 및 공격적인 업무 처리 및 소통 방식 등이 비중있게 나타난다"고 했다.

또 "공식적인 경로(창구)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효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문제제기 시 책임 전가의 우려, 부서 차원에서 무마하거나 저지하려는 분위기, 평판 및 평가에 위협으로 돌아올 가능성 등의 이유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무마하거나 무시하는 대신 해결을 목표로 한 소통이 우선되기를 기대하며, 괴롭힘 실태에 대한 조직 차원의 관심, 다면평가를 통한 상사 평가의 확대, 리더십, 존중, 의사소통 관련 지속적인 교육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선발 과정에서 역량평가(assessment center)와 같은 방법을 통해 리더가 인간 존중의 기본 역량을 갖추도록 하며, 성인지 및 스트레스 지수 등 정기적인 조직진단의 시행, 및 구성원들 간의 소통의 창구 확대 및 활성화를 기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비실명 온라인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 숲'의 게시물에서를 분석하고는 "국회 사무처 직원들에게 상사나 동료에게 존중 받지 못한 경험이 있고, 이로 인한 불만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그 자체로 존중 문화의 부족 및 직장내 괴롭힘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직원들이 토로하는 업무 관련 고충을 통해 직장내 괴롭힘의 선행 변인 중 직무 특성에 대한 부분이 국회 사무처에도 있음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인신공격, 따돌림, 성희롱 및 성폭력 등의 직장 내 괴롭힘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실태조사 도구와 조직 내 존중 분위기 및 자신이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의 심리적 존중감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존중 진단 도구 및 존중 지수(Respect Index)를 개발했다"며 "이를 사용해 국회 및 국회사무처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진단 결과 및 존중 지수를 바탕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각종 프로그램의 도입과 실행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조직존중 △개인존중 △조직기반 자존감 등을 담은 설문지를 분기, 반기, 연, 격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실시해 존중지수를 뽑아 보고 이를 관리할 것을 추천했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 내 존중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대대적인 실태·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설문문항의 과학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의견 등을 반영하기 위해 미리 연구용역을 했다"고 했다. 이어 "국회 내 다양한 조직이 존재하고 사회적인 이슈들도 발생하고 있으므로 해당 문제의식은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에 거시적으로 존중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우선 실태조사를 해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존중지수를 어떻게 반영할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는 인력, 예산을 고려해 내년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보좌관의 갑질이 국회 인권센터에 공개 신고된 후 '여의도옆 대나무'에서는 다양한 갑질 신고가 이어지면서 국회내의 잘못된 근무환경이 도마위에 올랐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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