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투자 매월 700만원 수익" 유혹

경찰, 비트클럽네트워크 연관 주목

고수익 약속에 투자했다가 원금마저 손실을 보는 암호화폐 채굴기 사건이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60대 A씨가 '비트코인볼트' 채굴기 사업 '마이닝시티'의 관리자 B씨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A씨가 접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20년 10월 비트코인볼트를 채굴하는 마이닝시티에 1억원을 투자하면 매달 7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입금된다며 투자를 부추겼다.

이 말은 믿은 A씨는 여러 차례 나눠 1억원을 B씨측에 송금했지만 약속된 수당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비트코인볼트 가치는 25분의 1 이하로 떨어졌고 코인 채굴도 중지됐다.

이에 A씨는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B씨는 원금을 돌려준다고 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월 B씨와 또 다른 상위 관리자 등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에 포함된 상위 관리자는 앞서 있었던 암호화폐 채굴기 투자 사건 비트클럽네트워크(BCN) 국내 최상위 사업자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비트클럽네트워크는 미국발 암호화폐 채굴기 투자 사기로 한국에서도 상당수 투자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사건이다.

비트클럽네트워크는 사업 당시 "비트클럽에 500만원만 투자해도 월 50만원에서 최소 325만원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2018년 5월쯤 계정이 잠기고 채굴 코인 지급도 중단됐다. 미국에서만 8800억원의 투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상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고소를 접수해 강남경찰서 등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비트클럽네트워크 국내 최고 사업자가 마이닝시티 마케팅에도 관여하고 있는 데다 사업 주체를 해외에 두고 채굴기 지분 판매와 보상 구조도 유사해 이들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씨는 1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나도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오른다는 상위 사업자 말을 듣고 비트코인볼트 채굴에 1억원 이상을 투자했을 뿐"이라며 "코인 가격이 너무 떨어져 나도 피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접수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마이팅시티 한 투자자는 "비트코인볼트는 비트클럽네트워크에 관계된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어 여러 의심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며 "과도한 수익과 이익을 약속했다면 유사수신행위로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기대한 가격이 나오지 않자 상위 사업자들을 포함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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