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70만명' 국내 최대 규모 … 업소 7000곳 광고해주고 170억 챙겨

필리핀 현지서 검거 후 10개월만에 … 수사 착수 3년만에 사실상 마무리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전쟁'에 대한 경찰 수사가 착수 3년 만에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현지에서 붙잡힌 사이트 운영자가 검거된 지 10개월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청은 '밤의 전쟁' 운영자인 40대 박 모 씨와 다른 건의 전화금융사기 사범 20대 한 모씨를 22일 국내로 강제송환 했다고 22일 밝혔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 박 모씨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 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박씨는 '밤의전쟁'을 포함한 4개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영하면서 성매매 업소 7000여개를 광고해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약 170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밤의전쟁은 회원수 70만명에 성매매 후기가 21만여건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였다.

경찰청은 2019년 '밤의전쟁'사이트에 대한 첩보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온·오프라인 종합수사가 필요한 성매매 사이트 특성에 맞춰 사이트 폐쇄와 운영진 검거에 중점을 두고 수사에 나서 사이트 4개를 폐쇄하고 국내 총책 등 19명을 검거했다. 또 생활안전국은 사이트에 게재된 789개 업소에 대해 단속을 벌여 업주, 종업원, 성매수남 등 관련자 252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주요 관련자를 대부분 검거했다. 밤의전쟁 공동 운영자 중 한 명인 B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2019년 8월 필리핀에서 자진 귀국해 구속됐고, 국내 총책과 부운영자도 같은 해 검거됐다. 또 이 사이트와 유착해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경찰관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은 필리핀 수사기관과 공조해 2년 넘는 추적 끝에 지난해 9월 현지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공범이 다른 건으로 검거됐던 2016년 필리핀으로 도주한 후 현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청에서는 박씨를 잡기 위해 2019년 인터폴 사무총국에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한편, 현지 사법기관에도 적극적인 공조를 요청했다. 필리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인 코리안데스크는 현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추적이 어려웠지만 박씨와 관련된 첩보를 지속해서 수집했다.

경찰은 필리핀 수사기관과 공조해 2년 넘는 추적 끝에 지난해 9월 박씨를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송환절차를 추진했다. 하지만 박씨가 현지에서 다른 사건에 연루돼 있어서 송환이 지연됐다. 필리핀 당국은 현지 사건이 종결된 후 지난 6월 말 추방을 승인했고, 경찰은 호송팀을 파견해 이날 박씨를 강제송환했다.

한편, 박씨와 함께 국내로 송환한 한씨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마닐라에 있는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에서 전화상담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경찰청은 한씨 검거를 위한 국제공조를 개시했으며, 필리핀 코리안데스크가 소재지를 파악한 후 필리핀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 5월 주거지 인근에서 검거했다.

경찰청은 대상자들의 송환을 추진하던 가운데 필리핀 당국이 6월 말 대상자들의 추방 승인을 받고 호송팀을 필리핀에 파견해 이날 피의자들을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강기택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검거돼 송환 후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외국 경찰과의 지속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도피사범들을 지속해서 송환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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