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인들 사이에 '해외 부동산 매입'이 유행하고 있다. 거기에는 해외 부동산 매입을 부추기는 해외의 부동산개발업자들과 중개업자들의 작용이 크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내놓은 '투자백서'가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편이 낫다"고 공공연히 권고했을 정도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절대 득이 되느냐는 역시 별개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역시 "아니다"라고 중국 일간 베이징천빠오(北京晨報)가 최근 보도했다.

해외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득이냐 손해냐 하는 문제는 벌써 오래 전에 해답이 나와 있다는 게 이 신문의 주장이다. 그 구체적인 증거로 지난 1980년대 일본인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 붐을 들고 있다. 일본 엔(円)화 가치가 3배까지 뛰던 당시 일본인들의 '미국 사들이기' 행위가 비극적인 결말을 맛본 역사적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이 1989년 무려 34억달러로 미국 문화의 상징 중 하나인 콜럼비아영화사를 매수하고 보다 중요한 국가적 상징인 록펠러센터를 사들였을 때, 미국들조차 미국 자본주의의 전성기에 세워진 위대한 건축물이 일본인의 소유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하와이의 경우 외국 투자의 96% 이상을 일본이 차지했으며, 주로 호텔이나 고급 주택 등의 부동산에 집중됐다. 일본 기업들이 1985년부터 1990년에 걸쳐 성사시킨 500억엔 이상의 대형 해외 M&A는 모두 21건이었는데, 그중 18건이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1980년대 말 미국 부동산의 10%는 일본인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경제법칙'이 일본인들에게 뼈아픈 교훈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일본의 미국 사들이기' 비극적 결말

미쓰비시부동산은 록펠러센터를 매수한 뒤 얼마 안돼서 경영부진으로 거액의 적자를 떠안게 되었다. 결국 매수가격의 반액으로 원래의 소유주에게 도로 매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소니의 콜럼비아영화사 매수도 그후 적자액으로 일본 최대의 적자 M&A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일본이 8억4000만달러에 매수한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와 풍광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17마일 드라이브도 최종적으로 8억2000만달러에 원래의 소유주에게 되돌아갔다.

이렇게 되면 당시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미국 측 재산 매도인이 실제로는 옳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보유 재산이 향후 획득하게 될 이익을 사전에 현금화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산 매각시 획득한 대량의 자금으로 신 기술혁명의 기초를 닦고 장래의 발전에 있어서 다시 맨 먼저 기회를 포착했던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복잡한 세상에서 최대한으로 성공의 길을 찾을 줄 아는 리더로 행세하게 됐던 것이다.

미국의 이런 수법은 많은 선진국들에 의해 모방됐다. 해외이민 정책을 장기에 걸쳐 연구해온 한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한다.

"미국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병목이 출현할 때마다 투자이민 정책의 완화로 시장을 구출해왔다. 이는 미국·캐나다·독일·영국 등과 같은 전통적인 이민 대국에게 해당되고, 또 키프로스·포르투갈·그리스 같은 유럽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키프로스는 2008년 경제위기가 발생하자 부동산 매입을 통한 이민 정책을 완화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바닥에서 구출할 수 있었다."

중국 속담에 "한 사람의 인명을 구하는 것이 탑을 7개 쌓는 것보다 낫다"(救人一命, 勝造七級浮屠)는 말이 있지만, 맹목적으로 '보시'를 하고 이득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남을 구하고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오는 일은 생겨날 수 없다.

함정 파놓고 중국인 걸려들기 기다려

실제로 해외 부동산 매입을 둘러싸고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주택을 매입했는데, 유지비를 지불할 수가 없다"든가, 키프로스에서는 "주택을 매입했는데, 영주권을 얻을 수가 없다"든가, 캐나다에서는 "토지를 구입했는데, 건설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든가 하는 등의 황당한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다.

굴러 들어온 떡을 기대할 수 없음은 사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부동산 시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득을 보려는 생각에 사진만 보고 해외 부동산 매입을 결정해서는 안된다. 누군가가 함정을 파놓고 부자 중국인이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돈 많은 중국인들에게는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얘기다.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