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놓치면 치명적 손해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론스타 국가소송도 파헤쳐

2011년 11월 한국 K사는 중국 C사에 500톤의 화학물질 원재료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C사는 K사의 거듭된 독촉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배달해야 하는지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원재료 가격이 폭락하고 보관비용이 증가하자 K사는 추가 손해를 막기 위해 원재료를 인도 I사에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K사와 C사 간 분쟁으로 이어졌다.

계약서의 분쟁해결조항에 따라 양 당사자는 홍콩에서 중재판정을 받게 됐다. C사는 홍콩로펌을 중재 대리인으로 선임해 공세를 취했지만 중재판정은 K사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철저한 입증자료로 주장을 뒷받침한 대리인의 논리에 판정부는 K사의 보관비용과 가격하락에 따른 차액, 소송비용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소송을 승리로 이끈 곳은 수륜아시아 법률사무소다.

수륜아시아 법률 송기호(52·사법연수원30기) 대표변호사는 "영어로 진행되는 홍콩 중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내 수출기업의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며 "수륜아시아 법률사무소의 국제중재 수행 능력을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최재홍·김종우·송기호·노주희·조선영 변호사.


◆무역클레임 서비스 운영 = 수륜아시아 법률사무소는 일찍감치 국제통상 분야를 특성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송 변호사는 "수륜은 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의 회원사인데, 수륜의 무역 전문가들은 무역협회에서 '국제계약전문가과정', '무역 마스터 과정' 등 국제계약과 무역 분쟁 해결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수륜아시아는 5년 전부터 국내 최조의 무역클레임 포털(www.tradeclaim.co.kr)을 개통해 클레임 유형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무역클레임 의뢰를 받은 뒤 24시간 내에 변호사 명의의 영문 클레임을 통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클레임을 제기하고 싶은 무역업자는 온라인으로 클레임의 유형과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해 의뢰하면 전문 변호사가 24시간 이내에 영문 클레임을 통지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언어 문제나 국제법을 잘 몰라 클레임 시기를 놓치기 쉬운 중소형 무역회사를 위한 서비스다.

송 변호사는 "유엔 국제매매법에 따르면 정확하고 신속한 클레임 통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시기를 놓치는 경우 클레임 청구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무역회사가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받아 무역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고 덧붙였다.

◆국제통상 최고 전문가 그룹 = 그는 2002년 한·중 마늘 교역협정부터 본격적인 통상변호사의 길을 시작 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한미 FTA의 문제점을 찾아내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론스타와 대한민국 정부 간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문제점을 알리는 일에 힘을 쏟고 잇다.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종우 변호사는 중재·국제거래·국제투자자문 분야의 전문가다. 매년 수차례 해외학회에 참여해 전 세계 법조인들과 교류하고 있다. 그 동안 교류한 해외 변호사 수만 1000명이 넘는다. 이렇게 쌓아온 국제 네트워크는 그의 성장 동력을 이룬다.

지난해 합류한 노주희 변호사는 통상 전문 기자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통상 전문 기자로 쌓은 경력을 살려 주로 무역·농업통상·WTO 협정·FTA 등통상협정 관련 소송과 자문을 주로 수행해 왔다.

수륜아시아는 이름에 걸맞게 북한통, 중국통 변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인 김광길 변호사는 8년 동안 개성공단 법무팀장을 지냈고, 중국 등 해외 거래에 능통한 조선영 변호사는 중국 주재원을 역임했다.

송기호 대표 변호사는 "수륜의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특히 국제거래에서 분쟁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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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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