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7년 전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망하는 방향으로 계속 간다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생은 심리게임이자 도전의 연속"이라며 "곁에 있는 사람들을 늘 몰래 시험하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식으로 정리한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가정을 해보자.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강력한 정책을 펼 것이다. 미국에서 굴러다니는 모든 벤츠차량과 일본 제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동맹국들을 다시 만들 것이다.

당신이라면 레바논에 붙잡혀 있던 미국인 인질들을 구했을 것인가?

제1 과제였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인질들에게 '그곳에 있어선 안됐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베이루트대학 교수가 되기로 작정하고 레바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인질로 잡히게 됐다. 그런데 정부로부터 '그곳에 있어서는 안됐다'는 말을 듣게 된 상황이었다.

인질은 화를 자초한 것인가?

당신은 그에 대해 안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질을 염두에 두고 외교정책을 입안할 수는 없다. 히긴스 대령이 살해됐을 때 나라면 군사적으로 즉각 보복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했을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그들이 알도록 할 것이다. 인질을 돌려줄 수 있는 기한이 1주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한이 지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상대에게 약하게 인식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너무 유약한가?

부시 대통령을 매우 좋아한다. 그를 지지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더 친절하고 정중한 미국이 되자는 그의 제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 미국이 더 점잖아진다면 말 그대로 미국의 존재감은 사라진다는 의미다. 칼 아이칸이나 로스 페로와 같은 기업쪽 인물들에게 외교협상을 맡긴다면, 미국은 전 세계의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대통령 트럼프는 범죄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범죄를 용인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가치인가. 사람들은 사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입밖에 내기를 두려워한다. 대통령으로서 나는 사형제를 원한다. 중범죄자를 무덤으로 보내지 않는다면 미국은 어디로 향해 갈 것인가.

대통령으로서 미래 장기적 비전은?

미래를 늘 생각하지만, 윤색하는 건 거부한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나는 종종 핵전쟁을 고려한다.

핵전쟁이라고?

늘 핵전쟁을 생각해왔다. 내 사고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 가운데 가장 궁극적인 파국을 가져오는 사안이다. 어떤 사람도 핵전쟁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아픈 것과 약간 비슷하다. 사람들은 아플 때까지 자신이 아프게 될 것이라는 걸 믿지 못한다. 어떤 이도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모든 어리석음 중 최고가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이들은 핵전쟁이 얼마나 파괴적일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이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럼 다른 방법이 있나?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 이들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상식이 아예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공의 세계에 살고 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과 똑같다. 너무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갖고 있다. 그들이 어느 나라를 겨냥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오늘날의 핵무기에 비하면 장난감 수준이었다. 미국을 겨냥한 수천대의 핵무기가 있고 그 누구도 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지 알 수 없다. 그들을 시험해 본 적도 없다. 책임자로 있는 멍청이들은 벽에 페인트칠을 하는 법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에게 의존해 소련에 핵미사일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핵미사일이 소련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미국의 컴퓨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 누구도 미국의 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최근 미국의 핵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는 수많은 보고서를 접했다. 완전히 엉망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철저하게 군사적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소련을 믿지 않을 것이다. 동맹국 역시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막대한 군사적 무기를 갖고 있다. 나는 무기를 완벽히 할 것이며 무기 체계를 이해할 것이다. 여전한 문제는 지구상 부유한 나라들을 공짜로 방어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본을 방어해주면서 전 세계의 조롱을 사고 있다.

대통령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나?

나는 그 누구보다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내 희망은 부시 대통령이 위대한 일을 해내길 바라는 것이다.

대통령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인가?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 100% 장담한다. 민약 미국이 망하는 방향으로 계속 간다면 마음을 바꿀 수는 있다.
 
당신은 직원들과 사이가 좋은가?

매일 아침 트럼프타워 중앙홀을 점검한다. 걸어다니면서 본다. 완벽하다. 모든 게 눈부시다. 아래로 내려가 부드러운 태도로 언제나 호통을 친다. 모든 게 완벽하게 티 한점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히 실용적인 사람이다. 플라자호텔,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있는 짐꾼들, 급사들과 늘 어울려 지낸다. 지체높은 사람들은 '왜 짐꾼과 급사들과 말을 섞는지' 물어본다. 질문 자체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보수를 두둑히 준다.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뭘 생각하나?

부자들은 위대한 생존자다. 본성상 2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상속받은 사람, 스스로 일군 사람. 상속받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매우 소심하다. 재산을 잃는 걸 두려워한다. 누가 비난할 수 있으랴. 반면 스스로 일군 사람들은 큰 위험을 기꺼이 떠안고자 하고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낸다. 그렇지 않으면 파산한다.
 
거래를 하면서 정확히 어떤 만족감을 얻는가?

창조적 과정을 좋아한다. 순수하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걸 한다. 바라건대, 나보다 더 잘하는 이는 없길 바란다. 위대한 거래를 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거래라는 건 내 도화지다. 나는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도전을 좋아한다. 광부의 아들 이야기를 들여준다. 광부가 탄진폐에 걸렸다. 아들도 걸린다. 아들의 아들도 걸린다. 내가 광부의 아들이었다면 광산을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같은 걸 상상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광산에 남으려 한다. 그들은 '그것'(it)을 갖지 못했다.
 
그것이란?

기업가나 위대한 운동선수, 작가가 되는 능력이다.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일 수도 있는 능력이다. 능력은 연마될 수 있고, 완벽해질 수 있고, 무시될 수도 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세상에 태어난 날, 그는 그 누구보다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을 갖게 됐다.
 
자신감이 대단하다. 사업거래에서 자신감을 어떻게 활용하나?

긍정적 사고를 믿는다. 또 부정적 사고의 힘도 믿는다.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 거래를 한다면 상황이 좋을 때보다 나쁠 때 어떻게 일이 돌아갈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긍정적 전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꽤 냉소적이기도 하다. 모든 부정적 일이 한꺼번에 닥칠 때 내 전략은 어때야 할까. 그같은 상황에 있기를 원할까. 아니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는다. 내 태도는 최악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최상의 상황에서는 일이 알아서 돌아간다. 거래가 최상의 결과를 낸다면, 질문은 단지 하나다. 얼마의 돈을 벌게 될 것인가이다.
 
상대방을 어느 정도 밀어붙이나?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요구한다. 사업을 할 때 사람들을 파괴할 지점까지 몰고가야 한다. 물론 실제 파괴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의 머리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까지 최대한 밀어붙여야 한다. 그런 능력이 있어야 좋은 사업가다. 다른 어떤 이는 임계점을 넘어 15걸음이나 밀어붙이기도 할 것이다.
 
상대를 밀어붙였는데, 거래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

너무 멀리 밀어붙인 것이다. 실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다. 나는 상대방이 참을 수 있는 한계까지만 밀어붙인다. 그래서 상대가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챙긴다.
 
당신의 거래 기술 중 또 다른 측면이 미디어를 다루는 기술이다. 뉴욕 사업가이자 미디어운영자인 리오나르도 스턴은 당신의 최고 강적이다. 그가 당신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한 다큐멘터리에 대해 당신은 가까스로 상영을 막았다. 그를 상대로 당신이 이긴 것인가?

완전한 승리다. 하지만 승리냐, 패배냐에 대해 자세히 논하고 싶지는 않다.
 
도량이 크게 느껴지는 말이다. 하지만 사실 당신은 당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복수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난 사업과 관련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까칠하지 않다. 하지만 어떤 이가 내게 부당한 대우를 시도한다면 나는 그 누구보다 강경하게 맞설 것이다. 누군가 당신이나 당신 가족에게 해를 끼친다면, 복수를 하는 게 옳은 일이다.
 
스턴을 미워하나?

아니다. 스턴은 나와 맞설 깜이 아니다. 그는 나에 대한 부정적 내용의 다큐를 만들기 위해 백만달러 가까이 돈을 쓸 정도로 나를 싫어하는 건 확실하다.
 
성공의 열쇠가 거래의 달인이 되는 것, 유능한 관리자가 되는 것이라고 종종 말한 바 있다. 이유는?

유능한 협상가들이 망가지는 걸 많이 봤다. 가진 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몰락한 사우디 금융가인 '아드난 카쇼기'를 봐라. 그는 중범죄로 기소돼 있다. 그는 뛰어난 거래협상가였지만 무능한 기업가였다.
 
당신은 뉴욕시 퀸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엄한 감시자였다. 아버지가 당신에게 결점에 대한 감정을 주입시켰다고 하는 얘기가 파다하다. 사실인가?

100% 틀린 내용이다.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늘 그걸 느끼고 살았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에게 '내 스스로 성공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당신은 아버지가 10대부터 일을 시켰고, 돈의 소중함을 가르쳤다고 종종 얘기했는데?

아버지는 내게 일을 시킨 적이 없다. 여름방학 때 나 스스로 일하는 걸 좋아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TV를 보는 요즘 10대들을 이해할 수 없다. 경쟁에 대한 감각은 어디로 간 건가. 일하는 건 내 유전자 안에 새겨져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아버지는 난폭한 사람이었다. 아닌가?

아버지는 강하고 엄한 사람이었다. 어리석은 짓을 용납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나를 때리지는 않았다. 내게 '개자식'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매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나를 꺼리거나 무서워하지 않았다.
 
큰형인 프레드는 알콜중독에 의한 심장마비로 죽었다.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닌가?

하나의 환경이 서로 다른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모두 다르다. 우리 집안 환경이, 경쟁력을 강조하는 환경이 큰형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매우 어려운 환경에 던져지는 건 큰형에게 쉽지 않았다. 큰형과 매우 친밀했다. 형이 죽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큰형의 죽음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아무도 한 적 없는 질문이다. 큰형의 죽음은 이후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내가 한번도 큰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큰형은 트럼프가에서 버려진 첫 번째 자녀였다. 나는 잠재의식 속에서 그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교훈은?

사람들이 큰형의 죽음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걸 지켜봤다. 언제나 100%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걸 배웠다. 형은 그렇지 못했다. 그게 형의 치명적 실수였다. 나는 불신이 많은 사람이다. 항상 자동적으로 사람들을 연구한다. 좋든 싫든 내 삶의 방식이다.
 
왜 그런가?

나는 사람들에 대해 회의적이다. 일할 때 갖게 되는 자기보호본능이다. 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애쓴다고 믿는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나에게 전화를 걸지 않겠지, 내 주변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겠지 하고 생각한다. 나는 우정을 시험하기를 좋아한다. 내게 인생의 모든 것은 심리학적 게임이자, 도전의 연속이다. 나는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늘 시험하고 있다.
 
어떻게 시험하나?

사람을 보내 각종 여행이나 선물 등 각종 향응을 제공한다. 받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 향응을 받고, 받을 것 같던 사람이 받지 않더라. 시험해보기 전까진 사람을 믿지말라. 인간이란 종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내게 있어 우정이란 어려운 시절에만 시험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을 불신한다. 이는 내 삶에 부정적 영향보다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내가 냉소적이지 않다면 플레이보이가 오늘 나를 인터뷰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형 프레드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 그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를 불행하게 이끌었다.
 
거래를 하거나 평판을 즐기는 것과 관련해 자아(Ego)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나?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자아를 갖고 있다.
 
모든 성공한 사람? 테레사 수녀나 예수는 어떤가?

당신보다 훨씬 큰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교황은 어떤가?

마찬가지로 거대한 자아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자아가 필요하다. 한 나라 전체도 자아가 필요하다. 나는 미국이 보다 큰 자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미국이 이른바 동맹국이라 불리는 일본이나 서독,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과 같은 나라들의 호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나라들은 말 그대로 미국을 상대로 제 이익만 챙기고 있다. 그들이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돈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국 등에 들러붙어 있다.

그 나라 상품이 미국산보다 좋다. 왜냐하면 그들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비웃음을 사고 있다. 해마다 1500억달러씩 돈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부자 나라들의 안보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미국이 아니라면 지구상에서 15분 만에 사라질 나라들이다. 우리의 동맹국들은 미국을 속여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일본의 눈부신 경제성장은 어떤가?

일본은 페르시아만에서 원유 70%를 들여간다. 미국의 구축함과 전함, 헬리콥터, 잠수부들이 일본의 상선을 보호해준다. 수입한 원유로 일본은 공장을 돌려 GM과 크라이슬러, 포드를 능가하는 자동차를 만들어낸다. 일본이 공개적으로 우리를 속이는 것은 아주 치욕스러운 짓이다. 왜 일본은 미국에 보답하지 않는가. 일본은 감언으로 미국을 속인다. 일본은 우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미국은 위대한 나라'라고 말한 뒤 우리의 호주머니를 털어간다. 우리는 매년 수천억달러를 잃고 있다.

반면 일본은 뒤에서 우리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와 비디오녹음기, 재생기를 만드는 최고의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미사일을 만드는 최고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우리의 비용을 보상받지 못하는가. 일본은 이중의 속임수로 쓰고 있다. 하나는 소비재를 미국에 팔아 이익을 취하고, 또 하나는 벌어들인 돈으로 맨해튼의 부동산을 사들여 또 다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미국은 손해만 본다.
 
일본이 미국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반대하는가?

나는 일본인을 매우 존경한다. 절친 중 많은 이들이 일본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사업을 하려면 운이 따라줘야만 한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인은 미국 건물을 산다. 월가 기업을 산다. 일본인을 막을 방도가 사실상 없다. 사실 뉴욕의 건물에 사들이려고 입찰에 나서는 것은 헛된 일이다. 왜냐하면 일본이 내재가치 이상의 더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맨해튼 전체를 사들이길 원한다. 물론 나는 그에 대해 불평해서는 안된다. 나는 일본인의 부동산 매입열풍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부동산을 팔려고 한다면, 대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황스런 일이다. 나는 일본인과 일본 지도자들을 신뢰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국 지도자들을 2류로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에 온 일본인 관광객들이 미국에서 사고 싶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타월'이라고 답했는데?

공정한 무역인가. 일본인은 미국산 타월을 사고 미국인은 일본산 자동차를 산다. 내가 보기에 좋은 거래같지 않다. 그들은 미국 정치인을 갖고 논다. 우리에 대한 존경심도 없다. 그들은 공짜점심에 기대고 있다. 물론 일본뿐만 아니다. 유럽이나 사우디, 쿠웨이트 역시 우리 머리 꼭대기에서 논다.
 
아랍인들은 당신의 카지노에서 많은 돈을 쓰지 않나?

한 테이블에서 100만, 200만달러씩 잃는다. 그래도 그들은 행복하다. 훌륭한 주말을 보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100만달러를 잃는다면 아마도 남은 일생 동안 끙끙 앓아누울 것이다. 그들은 내게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감사편지를 보낸다.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내 미국의 무역정책을 비판하고 사형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인가?

미국이 지옥으로 변해가는 것을 참기 힘들어서다. 우리는 전 세계의 조롱을 받고 있다.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사형제가 필요하다. 사형할 권리를 경찰에 부여해야 한다. 사형제 광고와 관련해 1만5000통의 감사편지를, 10여통의 비난편지를 받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어떤 사람이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형제가 범죄를 막지 못한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미국 사회가 급속히 회복되느냐, 썩어문드러지느냐의 갈림길이다. 현재 미국은 썩어가고 있다.
 
몇년 전 소련 모스크바에 고급호텔을 짓는 문제로 초청받은 바 있다. 소련 여행은 어땠나?

83년 소련이 한국의 여객기를 격추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소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기장이 "우리는 소련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나는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봤다. 2대의 러시아 전투기가 보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내가 탄 비행기를 인도하는 것이었다. 나는 소련 군간부 2명에게 함께 동승할 것을 요구했었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였다.
 
모스크바에서 협상은 어땠나?

나는 "소련은 기본적 문제가 있다. 부동산개발과 관련해 토지소유권을 얻는 게 불가능하다. 모두 국가소유이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소련 사람들은 "문제 없다. 임대차계약을 맺으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임대차가 아니라 소유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한가지 해법을 들고 나왔다. 1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7명은 러시아인, 3명은 우리측 사람들로 채우자는 것이다. 모든 분쟁은 위원회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난 속으로 '제길, 7대 3이라... 믿어야 해 말아야 해' 생각했다.
 
소련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매우 볼품없었다. 소련체제는 재앙 수준이었다. 볼 것이라곤 혁명과 관련한 게 전부다. 표지판들은 죄다 시위나 집회와 관련한 것이다. 러시아는 통제 불가능하고 지도자들도 이를 알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확고한 실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중국처럼 확고한 철권을 말하는 것인가?

중국 학생들이 천안문 광장에 쏟아져 나왔을 때, 중국 정부는 그 집회를 분쇄했다. 중국 정부는 사악했고 끔찍했다. 하지만 그들은 힘으로 제압했다. 권력을 행사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미약한 존재로 인식된다. 전 세계가 조롱하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실권이 왜 확고하지 못한가?

나는 그가 실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약점을 너무 많이 노출했다. 사상 처음으로 광산노동자들이 파업했고, 곳곳에 불을 질렀다. 결국 폭력적 혁명에 다다를 것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최고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받고 있다. 우리가 그에게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소련을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양보는 결국 그는 물론 지도부 전체를 몰락시킬 것이다.
 
부동산개발 협상과 관련해 소련의 최고위급 관리를 만났다. 어떤 인상이었나?

일반적으로 소련 지도자들은 미국 지도자보다 강하고 똑똑하다. 미국에서도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인이나 관료가 아니다. 미국인은 여전히 카터 행정부 시절 불신을 그대로 갖고 있다. 당시 이란에서 미국 헬리콥터가 서로 부닥쳐 추락했다. 그것은 카터 대통령의 잘못이었다. 그는 경쟁에서 탈락했고, 산소가 필요했다. 나는 미국 대통령이 경주에서 탈락하기를 원치 않는다. 대통령이 오스트리아 영토에 착륙해 비행기 사다리에서 굴러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중 일부는 무지막지한 얼간이었다. 우리는 강한 인물이 필요하다.
 
즐겨 쓰는 단어가 '강한, 불굴의'(tough)다. 어떻게 정의하나?

Tough라는 단어는 적과 싸워 이기고, 싸우면서도 웃을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의미한다. Tough는 조직적인 승리를 의미한다.
 
때로 대선에 출마해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는데?

나는 대통령직을 원하지 않는다. 트럼프 재단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할 뿐이다. 내게 있어 남의 떡이 항상 더 크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만약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면, 정당에 소속돼 있는 게 더 편하지 않겠는가?

공직에 도전한다면 공화당 소속보다는 민주당 소속으로 더 잘할 것 같다. 내가 진보적이라 그런 게 아니다. 난 보수적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나를 더 많이 뽑을 것 같다.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내가 도심을 걷고 있으면 택시운전사들이 창을 내리고 나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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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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