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충돌 등 해상사건 처리

'부티크'형 강소 로펌

국내 한 대기업이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대형 설비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보험중개사인 A(여성)씨가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대형 설비는 가격이 매우 비싸고 손상위험도 커서 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을 거부하던 상황이었다. 이때 A씨가 운송물인 대형 설비가 도착한 후 보험 가입을 해 줬고, 물건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서까지 써 줬다. 그 이후 물건에 수십억원의 하자가 발견됐고 A씨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던 것이다.

왼쪽부터 최우석·최종화·서동희 변호사, 디크 에드워드 윌킨스 미국변호사, 서용준 사무과장. 사진 법무법인 정동국제 제공

이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 정동국제는 A씨에게 집중됐던 책임을 분산시키는 등 화물 운송인이 선임한 대형로펌을 상대로 승소를 이끌어 냈다. 서동희(56·사법연수원 15기) 대표 변호사는 "우리는 해양운송, 보험, 선박충돌 등 분야에서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로펌"이라며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법·회사법 분야 주력 = 서 변호사는 "서울 중구 정동에서 시작해, 주로 국제적인 사건을 맡아 처리하다 보니 정동국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정동국제는 국내 최고 해양로펌 중 하나다. △해상법·해상보험법 △국제거래법 △항만투자·해운법·선박금융·선박건조 △인수합병·회사법 등을 업무분야로 하고 있다. 특히 해상법과 회사법 분야가 주력이다.

정동국제는 과거 신안호, 마린피스호, 글로벌21호, 파인피아호 충돌사고 등을 비롯해 최근 유토피아, 모닝글로리 충돌사고 등 수십 건의 선박충돌 사건을 처리하며 명성과 신뢰를 키워왔다.

서 변호사는 "대형로펌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로펌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정동국제는 대형로펌이 가진 장점인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단점인 규모의 비경제를 극복해 신속한 업무처리 시스템을 갖춰왔다"고 설명했다.

◆"해양 전문 변호사 많지 않아" = 서동희 변호사는 국내 최고 해상법 전문가다. 그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해상, 보험, 중재 등 국제거래분쟁의 처리 업무를 포함해, 해운기업의 인수합병, 선박금융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 생활을 끝낸 서 변호사는 법무법인 정동국제를 설립해 해운 및 해상 업무는 물론 회사법, 선박금융, 항공법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로펌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미국의 해상법 명문대학인 툴레인로스쿨에서 해상법 석사(LL.M. in Admiralty) 학위를 받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2001년 이래 해양수산부 및 국토해양부 고문 변호사를 맡기도 했고, 저서로는 실무해상법 해상보험법 등이 있다.

이밖에도 정동국제에는 최종화(33·46기), 최우석(33·변호사시험 6회)변호사가 있다. 미국 변호사로는 디크 에드워드 윌킨스가 있다.

최근 합류한 최우석 변호사는 부산 출신이다. 최 변호사는 "해양 도시인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아버님 직업이 도선사라 평소 해상법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워낙 특수분야라 국내 해양 전문 변호사는 100여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에서 쌓은 전문성으로 특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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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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