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 분야 특화

해외서 실무 익히기도

지난 4월 국내 대형로펌으로부터 급한 전화 한 통이 유인로(YOU IN LAW) 법률사무소로 걸려왔다. 오랜 시간 다툼을 이어왔던 미국의 H사와 홍콩의 S사가 분쟁을 끝내기 위해 화해계약을 체결한 사건이 있었다. S사는 화해계약에서 정한 분쟁해결조항에 따라 H사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이들은 지루한 법적 공방 끝에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대감에 화색이 돌았다.

그런데 H사를 대리하던 국내 모 대형로펌에 더 이상 사건을 진행하기 힘든 사정이 발생했다. 이에 해당 로펌 변호사가 소개를 통해 유인호(33) 변호사를 찾은 것이다. 대형로펌에서 소속 변호사가 아닌 외부 변호사에게 사건을 부탁하는 일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사정상 사건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로펌 측은, H사 대표가 자기 일처럼 성실하게 사건을 진해 줄 젊고 유능한 변호사를 찾았던 터라, 청년 변호사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최현윤, 유인호 변호사. 사진 YOU IN LAW 제공


유인로 법률사무소(youinlaw.com)는 국제법무를 특성화로 내세우면서 항공, 환경 분야에 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인호 변호사는 "평소에도 외국인 의뢰인이 1/2에 이른다"며 "유인로 변호사들은 해외의 대학이나 로펌에서 연수경험을 갖고 있어, 영어로 진행되는 사건에서도 빠르게 쟁점을 파악해 논리적인 주장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로 변호사들은 영어 뿐 아니라 일어에도 능통하다. 최근 합류한 최현윤(30) 변호사는 일본로펌에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최 변호사는 국내기업의 일본진출과 일본기업의 국내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문제에 주로 대응하고 있다. 그는 "의뢰인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라며 "언어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일본 로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문제해결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최 변호사는 일본 유명로펌 두 곳에서 실무를 익혔다. 유인로에 합류하기 전 까지도 국내 게임회사의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일본 진출 관련 규제 업무를 처리했다.

◆항공분야서도 전문성 축적 = 유인로를 이끌고 있는 유 변호사는 항공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2015년에는 항공우주논문을 발표해 국토교통부 장관상(대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한국항공우주(KAI)가 참여한 싱가포르에어쇼에 초청돼 국내·외 항공산업의 최신동향을 익히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항공기용 엔진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기업의 창업과정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도 하고, 국제항공운송계약에 근거해 국내 항공 소비자를 대리하기도 했다. 한국항공경영학회 종신회원, 한국교통연구원 공항소음분석센터 법률자문위원 등도 맡고 있다.

유 변호사는 "종래 법조인들은 항공분야를 해상분야와 유사한 한 갈래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항공분야는 그 자체로 방위산업과 연결되는 국책사업이고, 해상운송처럼 물건을 중심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여객을 중심에 놓고 있는 특수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군공항소음방지법과 관련해 군사시설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의 문제를 자신의 전공인 환경보건학과 관련지어 논문을 냈다고 한다. 유 변호사는 "법률지식과 환경지식을 융합하면 사회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운 좋게도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로펌에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특히 미국 LA에 위치한 Lim&Nexus에서는 어떻게 법률사무소를 만들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했는지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유인로 법률사무소를 열었다"며 "규모가 작더라도 신속하고 정확한 글로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로펌으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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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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